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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건물 청소노동자 휴게실 보니] 에어컨은커녕 창문도 없는 지하에서 찜통더위 견뎌

기사승인 2018.09.1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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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293개 건물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실 실태조사 결과

   
▲ 윤자은 기자

“노동부에서 일하는 분들은 계단 밑에서 쉬어 본 적이 없을 겁니다. 계단 밑에 10분만 있어 보세요. 달그락 쿵쾅 발걸음 소리에 잠시도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어요. 에어컨이 없어서 쉬는 시간에 휴게실에도 못 들어가고….”

최근 서울시내 대학과 건물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실 실태조사를 한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의 말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발표하고 실태점검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직접 실태조사를 했다.

컨테이너 휴게실 입구엔 하수구, 내부엔 바퀴벌레

노조 서울지부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부가 최근 한 달간 진행한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7개 대학을 포함한 23개 사업장 293개 건물이다.

청소노동자가 근무하는 건물 202곳 중 휴게실이 지하에 있는 건물은 58곳, 계단 밑 공간을 휴게실로 쓰는 건물은 50곳이었다. 휴게실이 없는 건물도 17곳이나 됐다. 휴게실이 없는 건물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쉬기 위해 다른 건물로 이동하거나 화장실에서 쉬어야 한다.

휴게실 69곳은 에어컨이나 냉풍기 없이 선풍기만 있었다. 가장 열악한 3곳은 선풍기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여름 폭염을 찜통 같은 휴게실에서 견뎌야 했다.

지부는 휴게실 상태가 가장 심각한 이화여대·홍익대·중앙대·고려대안암병원·프레스센터·한국방송회관 등 6곳을 선정해 노동부에 집중지도를 요구했다.

차근철 지부 이화여대분회장은 “두 다리 뻗기도 힘든 좁은 휴게실 입구에 하수구가 있어 악취가 올라오고 바퀴벌레가 살아 움직인다”며 “노동부가 제대로 된 실태점검을 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차 분회장은 “매연과 미세먼지가 찬 밀폐된 지하 5층에 휴게실을 만들었다는 것은 학교측이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비인간적인 작업공간과 휴게공간을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생들이 쌈짓돈 모아 휴게실 수리
“진짜 사용자인 대학이 해야 할 일”


지난해 홍익대 총학생회와 건축동아리가 청소노동자 휴게실 두 곳을 수리하고 에어컨을 설치해 관심을 모았다. 공사비용과 물품은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했다. 신민준(26)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지난해부터 학내 노동자와 연대해 환경개선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을 할 때마다 회의감을 느낀다”며 “학생들이 쌈짓돈을 모아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진짜 사용자인 대학측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측은 적립금을 수천억원씩 쌓아 두면서 학내 노동자 휴게공간 개선을 요구할 때마다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5일 화장실을 휴게시설로 사용하는 등 휴게공간이 없거나 부족해 제대로 쉴 수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내놓았다. 가이드에는 휴게시설 면적과 냉난방·환기시설 설치 같은 최소한의 기준을 담았다. 노동부는 조만간 청소·경비를 비롯한 취약사업장을 중심으로 실태를 점검하고 지도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전국 지방노동청별로 구체적 감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사업장은 위반사항 발견시 사법처리하고 법적 의무가 없는 사업장은 개선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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