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했던 중년 여성노동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일만 했는데 해고됐고, 잘나가던 회사는 갑자기 폐업을 했으며. 노조를 만들자마자 부당한 인사발령을 한 사장들은 왜 처벌받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이들은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여당에 주문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지부장 박경선)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여당이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싸우는 여성노동자 사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레이테크코리아·성진씨에스·신영프레시젼 노동자들이 주로 참여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중년 여성노동자들이 주인공이다. 레이테크코리아는 스티커·라벨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 사장은 포장업무를 하던 여성노동자 21명을 갑자기 영업부서로 발령했다. 발령을 거부하고 출근한 노동자들에게는 조기 퇴근을 지시했다. 하루 근무시간을 5분가량만 인정해 월급을 줬다. 월 5만원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들어가는 가죽 시트커버를 생산하는 성진씨에스는 최저임금이 올라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올해 4월 폐업했다. 휴대전화 케이스 사출을 하는 LG전자 하청업체 신영프레시젼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했다. 180여명이던 직원이 반토막 났다.

결의대회에 함께한 여성노동자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선 지부장은 "여성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원회·경찰·검찰을 찾아다니며 억울함을 풀어 달라 호소했지만 어느 한 곳도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회사·사회와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정부·여당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됐는데도 싸우는 여성노동자들은 어딜 가도 사람취급을 받지 못한다"며 "재벌과 사장 갑질에 당하며 살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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