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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노동자·시민과 함께하길

기사승인 2018.09.1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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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8년 11월1일부터 3일까지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올해는 문송면군의 수은중독 사망,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이 3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직업환경의학회의 출범이 중요한 우리 사회 사건들과 연관돼 있으니, 학회가 사회와 무관하게 중립적인(?)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직업환경의학은 다른 의학 분야보다 훨씬 사회와 함께했고 앞으로도 그러해야 하는 학문이다. 앞서 말했듯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이 계기가 돼 학회가 만들어졌고, 2000년대 초반 조선업종·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노동강도 증가에 맞서 근골격계질환 집단요양 투쟁을 했을 때, 이를 직업병으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과 예방방안을 마련하는 데 직업환경의학 의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로사 논쟁과 직업병 기준안 마련, 직무스트레스·감정노동 평가와 예방방안 마련, 반도체 직업병을 포함한 새로운 직업병 보상체계 마련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역사회 주민이 환경으로부터 석면노출이 생겨 질병이 발생했던 사건,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피해 문제, 가습기살균제 사건, 미세먼지 등 환경보건 문제에도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연구' '학문' '학회' 같은 말들은 좀 먼 이야기처럼 들리거나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로 들리는 용어다.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다. 그러나 이런 용어들과 친한 사람들에 의해 우리 사회 주요한 정책들이 결정된다. 연구·학문·학회, 이런 용어들은 시민과 노동자들로부터 배타적인 권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힘이 있다. 이러한 힘은 계속 사회와 함께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학회를 중립적이고(?) 과학적이기를(?) 주장하며 사회적 고립의 길로 이끌었다. 다행인 점은 학회 내에도 이러한 배타적 권력을 흔들어 시민·노동자와 나누려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힘은 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사회단체가 학회에 참여해 주장을 하고,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장을 확대했다. 연구는 학교나 제도권 연구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현장 노동자, 사회단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메탄올 실명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사회에 알렸던 노동건강연대, 현장실습과 특성화고 실습실 환경 등 청소년 노동인권 문제를 다루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현장 참여형 근골격계유해요인 조사를 했던 두원정공·갑을오토텍 노동조합 등은 직업환경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현장연구와 실천을 한 단위다.

현장 실천 단위들이 함께하는 30주년 직업환경의학회가 됐으면 한다. '연구·학문·학회'라는 권력을 시민·노동자와 나눌 수 있는 현장연구가 많아져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창립 30주년 직업환경의학회(ksoem.or.kr)에 시민·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김형렬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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