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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기본협약 ‘선 비준-후 입법’이 정답 ②] '부당노동행위 금지' 조약인 ILO 협약 98호

기사승인 2018.10.11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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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

2019년은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이다. 100주년에 앞서 한국이 기본협약을 비준하고, ILO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했고, 노동존중 사회의 실현이라는 항목으로 국정과제에도 넣었다. 총회 연설은 가능할지 모르나 기본협약을 비준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여당은 먼저 법률을 정비하고 나서 비준하자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법 개정이 쉽지 않은 일이고, 여당 정치력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가 선 입법이 아니라 선 비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보내왔다. 4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 ILO 협약 87호, 비준 좌절 가능성 크다
② '부당노동행위 금지' 조약인 ILO 협약 98호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

사용자와 노동자 양자에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국제노동기구(ILO) 87호 협약이 자유권이라면,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ILO 98호 협약은 사용자가 아닌 노동자에게만 보장되는 사회권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87호 협약은 모든 국민(people)에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대한민국헌법 21조와 짝을 이루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98호 협약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명시한 대한민국헌법 33조와 짝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조약이라는 제목 때문에 98호 협약 내용이 노동자들의 단결과 단체교섭에 관한 것으로 가득 차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반노조 차별행위와 부당한 간섭행위의 금지

98호 협약 1조는 “노동자는 고용의 측면에서 반노조 차별 행위(anti-union discrimination)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하거나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 조건으로 하는 행위", "조합원이라는 이유, 또는 근무시간 외에 혹은 사용자 동의하에 근무시간 내에 노동조합활동에 참여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분을 하는 행위"를 반노조 차별행위로 규정한다.

98호 협약 2조는 “노동자단체와 사용자단체는 설립, 활동, 자체 행정에서 상호 간에 직접 혹은 각각의 대리인이나 구성원에 의한 모든 간섭행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특히 노동자단체를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의 지배(the domination of employers’ or employers' organisations)하에 둘 목적으로 사용자단체 지원을 받아 설립을 꾀하거나, 노동자단체에 재정이나 기타 수단으로 지원을 하는 행위는 본 조항의 간섭행위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내용에서 알 수 있듯 98호 협약은 단결권을 행사하고 제대로 된 단체교섭을 실현하기 위한 기초(fundamental)로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에 의한 반노조 차별행위와 노동자단체에 대한 부당한 간섭행위, 즉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이다. 이런 점에서 98호 협약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촉진을 위한) 부당노동행위 금지 조약으로 부르는 게 98호 협약의 취지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의 지배에 둘 목적으로

여기서 짚을 문제가 세 가지 있다. 첫째는 노조전임자 임금을 비롯한 노동자단체에 대한 지원 주체의 문제다. 대표적으로 노조전임자 임금은 어디서 오는가? 회사의 공적 자금인가, 아니면 사용자 개인의 주머닛돈인가. 98호에 따르면 전자(회사)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후자(사용자)라면 부당한 간섭행위, 즉 부당노동행위에 속한다.

둘째 문제는 노동자단체 지원에서 사용자와 짝을 이루는 주체는 기업이나 회사가 아니라 사용자단체라는 점이다. 경총이나 전경련 같은 사용자단체와 자본가단체의 재정으로 노동자단체를 지원하는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본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이 정몽구 회장의 돈으로 전임자임금을 받고 있다면 부당한 간섭행위가 된다. 하지만 노동자가 절대적으로 기여한 기업 이윤, 즉 회사 공금에서 전임자임금을 받고 있다면 문제될 것 없다. 동일한 논리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사무실이 정 회장이 사적으로 소유한 건물에서 제공된 것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회사의 공적 재산에서 제공된 것이라면 노동조합의 정당한 권리가 되는 것이다.

셋째 문제는 사용자나 사용자단체가 노동자단체를 지원하는 목적이다. 노동자단체를 지원하는 목적이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의 지배와 통제”에 두려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으로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의 지배와 통제가 이뤄졌다면, 대한민국 자본가와 관료들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보장한 이전의 법령을 고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회사 공금에 의한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이 노동조합을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의 지배와 통제에서 독립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드러냈고, 이 때문에 국가 관료와 자본가계급은 연대해 전임자임금을 불법화하는 데 그토록 혈안이 됐던 것이다.

단체교섭의 ‘단체’엔 사용자가 없다

노사관계의 ‘사’를 기업이나 회사 조직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노사관계의 사는 ‘社’가 아니라 ‘使’, 즉 사용자를 뜻한다. 노사관계를 만든다고 할 때 노동자의 상대는 기업이나 회사 같은 조직이 아니라 사용자라는 사람이다. 노동자단체인 노동조합 조직의 상대는 기업이나 회사가 아니라 사용자단체의 조직이다. 회사나 기업은 노사관계가 이뤄지는 공간이자 장소일 뿐이다. 노사관계를 축구에 비유한다면 회사나 기업은 사용자팀과 노동자팀이 축구 경기를 하는 운동장에 불과하며, 국가는 심판이 된다. 물론 국가가 고용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국가가 노사관계의 한 축인 사용자가 된다. 이런 이유로 98호 협약은 기업이나 회사를 뜻하는 enterprise·company·corporate·fir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며, “사용자나 사용자단체”라는 용어로 일관한다.

그리고 단체교섭(collective bargaining)의 ‘단체’를 노동자(노동조합)와 사용자(사용자단체), 즉 노사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단체교섭에서 말하는 단체에 사용자의 것이라고는 머리카락 한 올 섞여 있지 않다. 단체교섭에서 말하는 단체는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단결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단체행동(collective action)의 단체가 누구를 뜻하는지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는 간단한 문제다.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의 단체에 사용자를 섞어 놓은 노조를 우리는 ‘어용’ 노조라 부른다. 노동운동의 원칙에서 노동자 개인의 교섭(individual bargaining)은 노예계약에 다름 아니며, 당연히 권리가 될 수 없다.

단체교섭이란, 기업이나 산업의 경영을 사용자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에서 해방시켜 기업과 산업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노동자들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증대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현대적인 메커니즘이다.

부당노동행위 금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출발점

노동자의 이익은 기업이나 회사의 이익과 충돌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이익과 충돌한다. 노동조합은 기업이나 회사와 대립하는(confront) 게 아니라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대립한다. 이런 이유로 일상적 노사관계의 실존적 본질은 화합이 아니라 대립인 것이다. 본질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와 사용자,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의 이익 대립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수단과 방법이 바로 단체교섭이다. 따라서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산업평화(industrial peace)를 거부하는 것이다.

98호 협약은 노동기본권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으로 단결한 노동자들을 탄압할 목적으로 사용자가 자행하는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국제사회의 상식을 새겨 놓은 것이다.

윤효원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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