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시의회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정책 분권화와 지역 사회적 대화 활성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최근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지역 차원에서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시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 2대회의실에서 ‘고용노동정책의 분권화와 지역 사회적 대화의 활성화’ 토론회에서다.

"사회적 대화 제약이 지방정부 노동정책 민간 확산 막아"

노광표 서울모델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1부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시 노동정책은 비정규직 정규직화·생활임금 제정·취약노동자 권리보장 등 성과를 냈고 다른 지방정부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럼에도 노동정책과 근로감독이 중앙정부 권한으로 제도화돼 있어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시는 민간부문과의 협치 단위인 지역노사민정협의회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공공부문 노동정책이 민간부문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를 잘 실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이에 따라 “청년실업·경제불황·산업 구조조정 등 우리 앞에 놓인 고용노동 현안이 엄중하기에 (지역) 경제 주체들의 협치와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다”며 “지역 노사민정협의회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대화 내실화를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개편했듯이 지역에서도 사회적 대화 촉진과 실행력 담보를 위해 노사민정협의회 명칭과 주체, 사무국 설치 등 다방면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에 이어 충남노동정책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산업경영학)가 충남 사회적 대화 사례를 발표했다. 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정창윤 울산시 노동특보·박병규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고현주 부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이원복 공인노무사(충남 노동협력팀)가 토론자로 참석해 지역 사례를 소개했다.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노사 주도 아닌 지방정부 집행창구 역할

2부 주제발표를 맡은 박명준 경사노위 수석전문위원은 “일자리를 위한 지역 수준의 연대를 위해 노사와 민간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내는 사회적 대화체가 작동돼야 한다”며 “기존 노사민정협의회는 노사가 참여하고 의제를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라기보다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집행을 위한 의견수렴 창구 정도의 성격에 머물러 왔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노동존중 사회 실현과 격차해소,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 사회적 대화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지역 노사가 핵심 주체가 돼 주요 업종의 미래전략·노동시장 활력증진을 도모하는 토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전면 개편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별로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의 질적 개선과 양적 확대를 도모하는 사회적 대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협 대구대 교수(사회학)는 지역 사회적 대화 체제 쇄신 필요성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문종찬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손영우 경사노위 전문위원이 토론에 함께했다.

문성현 “실질적 대화 지역에서” 박원순 “지방정부 근로감독 필요”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경사노위는 최근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을 앞두고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의 가닥을 잡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관련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의 틀은 중앙에서 만들지만 실질적 대화는 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에 맞는 업종과 일자리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 틀이 지역에도 갖춰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동법 위반 없는 도시를 만들고 싶어도 근로감독 권한이 없어 정책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지방분권 영역 중 근로감독 권한을 지방정부에 준다면 얼마든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유니온시티를 만들고 사회개혁을 하려면 결국 노동과 노조가 중요하다”며 “사회개혁 동력이 발생할 수 있도록 노조 조직률 제고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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