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우리는 정규직입니까? 우리의 노동은 존중받고 있습니까?”

학교비정규 노동자 3만여명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서울시청까지 연두색과 분홍색으로 도로를 물들였다. 연두색 조끼를 입은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안명자) 조합원들과 분홍색 조끼를 입은 학교비정규직노조(위원장 박금자) 조합원들이 정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에 공약이행을 촉구하고 파업을 선포하는 집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 1년6개월 약속 파기와 절망의 연속”
학교 비정규직 내팽개친 민주진보교육감


이들 노조는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정규직 대비 80% 공정임금제를 약속했지만 현실은 약속 파기와 절망의 연속”이라며 “노동존중 사회와 비정규직 제로를 만들겠다던 정부 정책이 점점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지현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은 “열심히 일하는데도 일터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임금도 차별받는 현실을 바꾸려고 전국 노동자들이 서울에 모였다”며 “사기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교육감들과 대통령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규모가 가장 큰 학교 현장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율은 고작 10%에 불과하다. 이들 노조는 17개 시·도 교육청 중 10개 지역 교육감과 학교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처우개선을 포함한 정책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협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최근 17개 시·도 교육청 집단교섭에서 정규직과 임금격차 완화를 위한 근속수당 인상과 근속수당 가산금 신설을 요구했지만 역시 거부당했다. 박금자 위원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은 진보교육감 당선 이후 기대에 부풀었던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선거기간에는 비정규직 편이라던 교육감들이 선거가 끝나니까 무책임하게 팔짱 끼고 구경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15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이 결렬되면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교육청 교섭단이 파업을 해 보라는 듯한 뉘앙스로 노조를 자극하고 있다”며 “교육감들이 차별해소·처우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중앙노동위 쟁의조정마저 결렬되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간부문 노동자들도 노동권 보장 요구

공공기관의 일방적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고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집회는 청와대 사랑채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렸다. 전교조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법외노조 취소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서울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했다. 노조 파인텍지회 조합원 2명은 발전소 75미터 굴뚝에서 1년째 고공농성 중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12일 시작한 고공농성이 1년이 됐는데도 교섭은 꽉 막혀 있다”며 “추운 겨울이 다시 오기 전에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했다. 정부와 국회에 ILO 협약 비준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 개정을 촉구했다.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노동자들은 "정기휴점과 감정노동자 보호"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요양보호사·아이돌보미·장애인활동지원사 같은 돌봄노동자들은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 앞에서 각각 사전대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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