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법인 분리 문제를 놓고 회사와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한 가운데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임한택)는 14일 산업은행에 공문을 보내 “귀 은행의 차별적이고 이중적인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항의했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달 8일 회사와 지부에 연구개발부문 법인 분리와 관련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3자 대화기구인 ‘한국지엠 미래발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13일 첫 모임이 예정돼 있었는데 한국지엠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한국지엠은 “3자 동시 참여는 대화의 복잡성을 유발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부를 배제하고 양자 협의기구를 운영하자고 다시 제안했고,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였다.

지부는 회사 반대로 3자 협의체 가동이 무산된 만큼 한국지엠을 배제한 채 대화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회사 제안을 수용했다.

임한택 지부장은 "산업은행이 노조 제안은 거부하고 사측이 제안한 양자 간 협의체를 수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당초 제안한 3자 간 협의체도 진정성 없이 한국지엠과 협의를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끌어들인 술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대화를 통한 신뢰회복이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하므로 한국지엠과 양자 간 협의를 시작하고, 노조에도 선결조건 없이 산업은행과의 양자 간 대화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산업은행이 사측과는 협의하고, 노조와는 대화를 하자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며 “더구나 법인 분리를 막기 위해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산업은행이 기각에 따라 항고장을 제출하고 심문기일을 앞둔 상황에서 사측과 양자협의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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