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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전담사들의 열정페이로 운영되는 초등돌봄교실

기사승인 2018.12.06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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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초등돌봄 확대에 목마르다. 통계청 보고서 ‘2018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의하면 여성취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은 90.2%나 되고, 집안일과 상관없이 취업을 해야 한다는 견해는 58.9%였다. 그러나 역시 여성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육아부담’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영유아의 공적돌봄은 68.3%이지만 초등돌봄은 12.5%밖에 수용을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여성고용률을 보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는 35세에서 39세까지의 여성 고용률이 가장 낮은 M자형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육아부담 해소 요구에 부응해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선언했고, 현재 33만명인 초등돌봄 대상자를 2022년까지 53만명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초등돌봄을 보편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초등돌봄을 공적인 보편서비스로 해야 하는 이유는 여성의 취업 때문만은 아니다. 초등학생 시기는 생활습관과 학습관을 형성하고 지적·정서적·사회적인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후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돌봄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보살피고, 대다수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학생들의 전인격적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시·도 교육청도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목적으로 ‘학생들을 안정하게 보호하며 기초학력 신장과 기본생활습관 형성, 학생의 건강 유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과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 다양한 활동으로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초등돌봄은 교육과 보육 두 가지 과제를 다 포괄할 수밖에 없다.

돌봄전담사들이 이 목적을 실현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도록 전용교실도 많이 만들고 시설도 잘 갖춰야 하겠지만 돌봄전담사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돌봄의 질도 높아진다. 그런데 정부는 ‘초등돌봄’의 양적 확대에만 주력할 뿐이다. 초등돌봄교실 확대가 발표된 이후 시·도 교육청에서는 단시간과 초단시간 전담사로 그 자리를 메운다. 정부는 ‘초등돌봄노동의 가치’를 매우 낮게 평가한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로 간주하니까 단시간·초단시간 노동을 양산하는 것이다. 현재 전일제 돌봄전담사는 18%에 불과하다. 돌봄전담사들은 프로그램 준비와 진행, 교실 정리, 심지어 행정업무까지 해야 한다. 단시간으로 일하는 초등돌봄전담사들은 결국 집에 가서도 밀린 업무를 해야 한다. 교육부가 단시간 돌봄전담사에게 무료노동을 시키는 셈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초등생 학부모들은 ‘정부가 가장 잘하고 있는 교육정책’으로 초등돌봄교실을 꼽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만족도가 96%였고 강원도교육청 조사에서 만족도는 95.1%였다. 이렇게 만족도가 높은 것은 열악한 노동조건에서도 초등돌봄교사들이 최선을 다해 돌봄교실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돌봄교실이 교육적 기능과 심리적 안정, 흥미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정부는 초등돌봄전담사들에 대해 연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초등돌봄전담사들 스스로가 ‘초등돌봄교육과정 연구회’ 등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공부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돌봄전담사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과는 달리 교육부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때로 의욕을 잃는다.

초등돌봄전담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초·중등 교사자격증이나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초등돌봄교사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의 초등돌봄교실은 전담사들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무료노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초등돌봄전담사를 전일제로 고용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초등돌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근거해 운영되는 초등돌봄교실의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하고 정부의 책임성을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초등돌봄 확대’를 공언한 만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 성장의 동반자인 초등돌봄전담사들에게 더 이상 열정페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work21@jinbo.net)

김혜진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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