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노동계는 2018년을 줬다 뺏은 허탈과 좌절의 한 해로 기억했다.

올해 7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가 시행됐다. 노동시간단축 기대도 잠깐,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 계도기간(처벌유예) 6개월 연장으로 벌써부터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도 논의 중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7천530원. 16년 만에 최고 인상률(16.4%)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회는 내년부터 정기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의 일정 비율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도록 법을 바꿨다. 노동계는 '줬다 뺏는 최저임금'이라고 비판했다. 20년 만의 사회적 대화는 얼어붙었다. 민주노총이 빠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래서일까. 올해의 인물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선정됐다. 줬다 뺏는 2018년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매일노동뉴스>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2018 10대 노동뉴스' 설문조사를 했다. 올해 발생한 주요 노동사건 55개를 제시한 뒤 응답자가 10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의 인물은 설문 참여자들이 직접 썼다. 독자 58명이 올해 처음으로 참여했다.

100명의 노사정·전문가들은 올해 최고의 노동뉴스로 "7월부터 주 52시간 상한제 시행 그리고 6개월 만에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을 꼽았다. 78명이 선택했다. "노동계 반발 속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70표로 2위에 올랐다.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은 일보 전진과 이보 후퇴를 반복하면서 갈지자 행보를 한 문재인 정부의 대표 노동정책이다.

3위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이다. 63표를 얻었다. 민주노총 불참 등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경사노위는 내년에도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노동시간단축·국민연금 개편·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제도개선 등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통합적 일자리 실험, 광주형 일자리"는 47명이 지목해 4위에 올랐다. 대중이 사랑한 진보정치인, 노회찬 정의당 의원 타계 소식은 44명이 선택해 5위를 차지했다. 이보다 한 표 적은 공동 6위(43표)는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직업병 피해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사건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침묵을 깨는 용기 있는 고백, 미투(Me Too, 나도 피해자)도 공동 6위에 올랐다. 성폭력 피해사실 고발에서 불붙은 미투운동은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물결로 이어졌다.

8위(41표)는 일터로 돌아간 KTX 승무원·쌍용자동차·철도 해고자들 소식이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저지른 충격적인 행태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가천대길병원에서 벌어진 직장갑질이 37표로 9위에 올랐다. "무노조 경영 신화를 깨뜨린 삼성과 포스코 그리고 IT업계에 휘몰아친 노조조직화 바람"은 34표로 10위를 기록했다.

올해의 인물 1위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돌아갔다. 32명이 선택했다. 2017년 1위를 차지한 문재인 대통령(2위·22표)을 10표나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으로 ‘노동통’이었던 홍 원내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여당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노동계의 ‘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누더기가 된 노동시간단축 법제와 최저임금법 개정을 주도했다. 올해의 인물 3위는 21표를 얻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독자가 뽑은 올해의 인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독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올해의 인물 1위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11표)이 차지했다. 독자 58명이 온라인으로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개혁 역주행’을 비판하며 지난달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주도했다. 2위는 문재인 대통령(9표), 3위는 홍영표 원내대표(8표)였다.

독자들 역시 올해 10대 노동뉴스 1위와 2위로 노동시간단축(42표)과 최저임금(32표)을 꼽았다. 반면 경사노위 출범은 순위 밖(11위)이었다. 대신 노조조직화 바람과 노회찬 의원 타계가 공동 3위(27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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