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노동시간단축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뜨거운 노동이슈다. 지난해 1위였던 노동시간단축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법정 노동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1위였다면 올해는 '줄어든 노동시간이 혹여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섞인 1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 주목할 인물 1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차지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10일부터 24일까지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19년 노동현안에서 가장 주요하게 부각될 노동이슈'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이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주목할 노동이슈 1위는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시간 제도 개편과 후속조치다. 66명이 지목했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가 포함) 상한제가 시행됐다. 그런데 6개월이 흐른 지금 "말뿐인 노동시간단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현장 혼란을 이유로 6개월간 계도기간(처벌유예)을 두더니 올해 또다시 3개월 연장했기 때문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까지 추진되면서 노동시간단축 취지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있다.

2위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제도 변경(63명)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 2위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최저임금 결정 직후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못 지키게 됐다"고 사과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결정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올해 국제노동기구(ILO)가 창립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ILO 기본협약(핵심협약) 비준과 노조할 권리 보장이 3위에 올랐다. 44명이 선택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제도개선 논의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와 사회적 대화 향방은 4위를 차지했다. ILO 기본협약 비준과 국민연금 개편,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 쟁점을 경사노위에서 다루고 있는 가운데 이달 28일 열리는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20명)가 5위, 고 김용균씨 사망으로 촉발된 위험의 외주화(19명)가 공동 6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온다. 자회사를 통한 우회고용 논란으로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제로 시대'가 열렸다는 비판이 높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뒷목을 잡았던 고용지표와 경기변동이 19명의 선택으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직무급제·통상임금 산입범위·임금피크제·포괄임금제 등 임금체계 개편은 8위다. 공동 9위는 광주형 일자리 향방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플랫폼 등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권 보장이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 노사정 대표자에 쏠린 눈

새해 주목할 인물 조사에서는 특정인이 독주하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과 노사정 대표자들이 골고루 표를 받았다. 그동안 순위에 등장한 적이 없었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노사정·전문가 역시 서울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새해 가장 주목할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았다. 100명 중 28명이 선택했다. 전진이냐, 후퇴냐 기로에 서 있는 문재인표 노동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2위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인데, 16명이 그를 지목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지목한 응답자는 15명이다. 김명환 위원장과 한 표 차이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11명), 5위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10명)이다. 지난해 11월 우여곡절 끝에 경사노위가 출범했다. 노사정 대표자들의 행보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린다.

6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7위는 노사정·전문가 100명이 '2018년 올해의 인물' 1위로 꼽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차지했다. 8위는 지난해 12월 경제수장으로 취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최저임금위원은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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