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9 노사정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정기훈 기자>
최저임금 제도개편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 노사정 앞에 놓인 현안이 무겁다. 어느 것 하나 쉬이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지라 노사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로에게 겨눈 칼날은 날이 섰다. 경제위기와 실업 앞에 정부 정책도 줄타기를 했다.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인 노사정은 가시밭길 앞에서 다시 한 번 화합과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시키고도 부침을 계속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이견을 좁혀 나가자고 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최대 노동현안인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은 정부·국회가 아닌 노사정이 논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재갑 장관 “어려운 문제일수록 사회적 대화로”

고용노동부 노사정 신년인사회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노사정은 "함께 잘사는 나라 사람중심 일자리, 노사정이 함께합니다" 슬로건 아래 화합과 양보·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간단축·최저임금 안착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을 약속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과 사회안전망 강화 의지도 밝혔다.

이 장관은 “함께 잘사는 나라의 핵심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일자리 확대에 매진하고 취업경쟁에 뛰어든 청년과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간단축의 차질 없는 현장안착과 효과를 살리기 위한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최저임금 현장 안착을 위해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강화하겠다”며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회적 대화 의지에 주목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일수록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경사노위에서 노사정이 마음을 모아 탄력근로제와 노사관계 법·제도 등 국민 삶과 밀접한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며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총에서도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과 관련해 이재갑 장관에서 "정부·국회 주도가 아닌 노사정 논의"를 요청했다. 문 위원장은 “최저임금 제도개선은 노사가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지난해 탄력근로제·최저임금·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노사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 드렸는데 (올해는) 정부에게 (논의를) 넘기지 말고 노사가 먼저 모여 얘기하고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를 하면 합의를 이뤄 낼 수 있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 “사회적 대화 이뤄 내자”

노사도 대화와 양보를 강조했다. 이견을 좁히고 작은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서로에게 건넸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사정이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이 자리에 섰지만 사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집권 첫해에 노동자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느끼게 해 준 신호탄이었지만 산입범위를 확대하고 이제 결정체계 개편까지 추진하려 한다”며 정부의 노동정책 우클릭에 우려를 표출했다. 그는 “노동문제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주 만나고 소통해 작은 결실이라도 맺을 수 있는 사회적 대화를 이뤄 내자”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은 “올해 노사관계에서 노동시간단축 최저임금·ILO 핵심협약 비준 같은 민감한 사안이 있다”며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 양보와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데, 노사정이 화합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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