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 김용균씨 빈소에 조문했다. <공공운수노조>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고 김용균씨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유가족에게 "정규직화가 바람직하지만 민간기업이 도산하고 누군가는 직장을 잃게 되는 피해가 예상된다"며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 총리에게 "비정규직인 아들의 동료들은 지금도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며 "우리 아들처럼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총리는 정부의 세 가지 접근법을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김용균씨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통과 이후 후속조치,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는 추진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후속조치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불법파견 같은 문제라면 해결 가능하지만 (발전소 업무 중) 민간에 넘어간 부분은 (정규직화를 하면) 또 다른 피해가 생긴다"며 "누군가는 도산하고 누군가는 직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대화를 지켜본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발전부문 민영화 정책의 문제를 진단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관계자와 시민대책위가 공식 면담을 하도록 주선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총리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며 "총리가 조문을 온다고 해서 진전된 입장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만 지켜졌어도 김용균 노동자는 죽지 않았다"며 "정부는 설 전에 김용균 노동자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민대책위와 시급히 만나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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