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자동차산업에 따른 고용변화를 논의하는 자동차산업노사정포럼이 24일 첫발을 뗐다. 지난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표면화한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마련한 자리다. 자동차산업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도 포럼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속 한자리 모인 자동차산업 이해관계자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5층 대회의실에서 포럼 발족식이 개최됐다. 포럼에는 자동차업계 노사 단체와 정부,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한다. 금속노조·금속노련·한국자동차산업협회·자동차산업협동조합·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산업연구원·한국노동연구원 등 8곳이다.

노사정 관계자들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차근차근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다짐했다. 국내 완성차노조를 포괄하는 금속노조의 김호규 위원장은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전망이 어렵다는 게 노사정의 공통인식으로, 이제 노동조합이 혼자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포럼이 의결하거나 논의해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지만 알파부터 제트까지 논의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 1~3차 벤더 노조들이 주로 가입해 있는 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은 "노사정이 합심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자"며 "작지만 실천적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노사정이 전체를 보면서 부분적으로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지 학문적이고 실제적으로 대응하자"며 "자동차 1억대의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국내 일자리 확보는 물론 수소차·전기차 등 미래차 경쟁력에서도 앞서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40년 동안 자동차부품업을 하면서 지난해처럼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막막하고 어려운 때는 없었다"며 "자동차산업을 잘되게 하려는 같은 지향점으로 모인 만큼 잘해 보자"고 말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39만개 자동차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자부 장관은 "부품사·완성차의 혁신역량과 경쟁력, 노사관계 등 다각적 측면에서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라며 "정부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

포럼 지속가능할까 "노사정 신뢰부터 쌓아야"

노사정은 포럼에서 개별 기업 현안이나 산별교섭 수준의 논의는 하지 않는다. 국내외 자동차산업 동향과 전망,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 미래 자동차산업 환경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소모적인 노사 갈등을 지양하고, 생산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다룬다.

월 1~2회 정기적으로 모이는 자리 외에 기관별 세미나·회의를 통해 정보·의견을 수시로 교환할 계획이다. 포럼은 1년간 운영되고, 필요시 연장 여부를 협의한다.

포럼은 다음달 15일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첫 회의를 한다. 한국과 글로벌 자동차시장 간 생태계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자동차산업 원·하청 관계 전수조사도 한다.

자동차산업 노사정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은 성과지만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력이 없는 '포럼' 형태인 만큼 지속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논의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노사정 모두 상호 심기를 건드릴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에서 자동차산업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지목되는 원·하청 불공정 전속거래 해소 같은 민감한 의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낮다. 이렇다 보니 "공부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공부를 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상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그 다음 논의가 쉬워질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일단 1년간은 공통의제를 찾아가는 데 주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주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바늘 끝에 놓인 풍선처럼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포럼이) 첫발을 내디디는 만큼 노사정이 상호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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