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충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고 김용균씨 49재가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은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범국민 추모제가 열린 광화문광장까지 '비정규직 이제 그만'이라는 팻말을 든 김용균상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노동자들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를 멈춰라. 우리가 김용균이다”고 외쳤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엊그제 사고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어느덧 49재가 됐다”며 “49재는 이승과 작별하고 저승으로 가는 날이라고 들었는데,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시신을 냉동고에 놔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미숙씨는 "쳐다보기에도 아까운 아들, 아직 다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용균이가 일했던 험악한 현장 상태와 너무도 처참하게 생을 마감한 아들을 생각하면 내 가슴에 맺힌 한은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아직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 중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다"며 "비정규직을 없애야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서 서민도 사람답게 살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고인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죽음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올 수 있도록, 다시는 자식을 잃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도록 만들어 달라고 이곳으로 왔다"며 "정부가 진실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다면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제 뒤 노동자들과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청와대를 향해 걸으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고 김용균씨 유가족과는 언제든 만나겠다”며 “설 전에 잘 모셨으면(장례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고 김용균씨 장례를 설 전에 치를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정규직 전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이날 면담은 80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당연하다”며 “필요한 입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탄력근로제 문제에 대해 그는 “노동계가 지적하는 우려를 알고 있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 없이 국회로 넘어가는 것을 걱정한다”고 우려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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