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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한국노총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

기사승인 2019.01.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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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대화 진척하려면 합의 가능한 의제부터 해결하며 신뢰 쌓아야”

   
▲ 정기훈 기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위원장실에서 만난 김주영(58·사진) 위원장은 얼굴은 거칠었다. 그는 "불면의 밤을 보낸 탓"이라고 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를 지켜보다 과연 사회적 대화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지금 사회적 대화는 노사정 간 신뢰가 쌓이기는커녕 간격만 벌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직사업 결실 거뒀는데, 사회적 대화는 '빈손'

- 취임 2주년이 지난주였다. 임기가 전환점을 돌아 종착점으로 가고 있는데.

"2017년 1월24일 당선했다. 2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혼자 돌이켜 봤다. 내가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해 나갈 것인가. 가장 역점을 뒀던 것은 조직확대다. 취임 1주일 만에 사무총국 조직개편을 하고 한국노총 최초로 비정규연대기금을 걷어 미조직·비정규 사업을 했다. 2년간 조합원이 7만5천명 늘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실조합원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순위는 사회적 대화다. 위원장 당선 초부터 사회적 대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반에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조직사업과 달리 사회적 대화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손에 잡히는 성과도 없다. 사회적 대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노사정 간 신뢰가 쌓이기는커녕 간격만 벌어지고 있다."

- 한국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뒤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당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새판에서 시작하자고 했다. 운동장은 바로잡은 것 같나.

"2017년 9월 비난받을 각오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했다. 경사노위로 바뀌면서 지배구조가 바뀌고 협의기구로 면모가 달라졌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대화 거버넌스 멤버들이 적정한가 하는 문제부터 공익위원을 추천하고 배제할 수 있는 노동계 권한이 부족한 점까지 많은 지점이 있다. 그런데 경사노위 출범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대통령 임기 초반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 안타깝다. 그사이 재계와 보수언론은 경제 침체와 일자리 증가율 둔화 원인이 모두 최저임금 때문인 양 파상공세를 이어 갔다. 어렵사리 경사노위가 출범했지만 또다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사안들이 대화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얼토당토않은 논의, 어물쩍 넘어가지 않겠다”

- 한국노총이 잠정적으로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사회적 대화가 위기에 직면한 것인가.

"지금의 사회적 대화는 의제 설정부터 문제가 있다.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려면 서로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노사 간 합의할 수 있는 의제부터 하나씩 성과를 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하지만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하나 주고 하나 받는 식의 거래로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보자.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물론 협약 비준과 관련해 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정부가 ILO 핵심협약에 비춰 현행법에서 미흡한 부분을 정부법안으로 제출하고 법 개정을 하면 된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경사노위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계없는 재계 숙원사업을 논의 중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계에 양보를 요구하는 식의 얼토당토않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노총은 일단 대화를 중단했다. 이런 식으로 들러리 세우는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잘못됐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확실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서 다시 시작하자고 요구하겠다."

- 사회적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이 있나.

"ILO 협약 비준 문제가 중요한 노동과제지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사노위에서 모든 것을 건별로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다 보니 연계성도 떨어지고 각자 주장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부 업종별위원회의 경우 경사노위 출범 이전에 만들어졌다. 꽤 오래됐는데도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련 특위도 구성했는데 진도가 안 나간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어떤 위원회보다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데도 그렇게 못하고 있다.

국회는 탄력근로제 관련 처리시한을 정해 놓고 논의하라고 재촉한다. 그렇게 하면 대화가 이뤄질 수가 없다. 건강권 문제나 포괄임금제처럼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속내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사용자측은 탄력근로제를 유연화하는 것만 챙기려고 한다. 사회적 대화를 끌고 가는 각 주체들이 과연 흉금을 터놓고 대화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신뢰를 쌓아야 대화를 진척할 수 있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

"홀로 뛰는 부담감 크지만 반쪽짜리 대화 아니다"

-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우려가 크다. 한국노총의 어깨가 무거워진 듯하다.

"민주노총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함께하길 바랐다. 사실 기대가 컸다. 이번에는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쉽게도 여전히 홀로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벌써부터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가) 반쪽짜리니, 절름발이니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사노위 대표자는 18명이다. 그중 17명이 참여하고 있다. 완전체가 되지 못했다고 반쪽짜리는 아니지 않나. 한국노총은 가장 큰 대중조직이다. 국민과 함께, 현장과 함께 갈 것이다.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노총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 남은 임기 동안 무엇에 주력할 계획인가. 임기가 끝난 후 계획도 궁금하다.

"그동안 노력했던 조직확대 사업에 힘쓸 생각이다. 사회적 대화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어떤 의제를 가지고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인가가 중요하다. 간격을 좁히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동은 먹고사는 문제다. 어떻게 분배구조를 개선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어렵다는 소상공인을 위해 노동단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연대하고 싶다.

임기를 의식하고 뛰지는 않는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면 그 이후 어떤 선택을 하든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주어진 임무에 매진하겠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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