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국책금융기관 최초로 노동(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부는 노동이사 후보 1명을 추천하기 위해 공모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한 이용근 사외이사 임기가 18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외견상 은행장이 제청하면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부 설명이다. 지부는 “그동안 사외이사 임명 절차는 금융위가 특정 인물을 지목하면 은행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이었다”며 “노조 차원에서 노동이사 후보 추천에 나선 것은 집행부 공약사항이기도 하고 잘못된 절차를 바로잡겠다는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신문광고 등을 통해 노동이사 후보를 공모한다. 조합원들로부터 적임자 추천도 받는다. 국책금융기관 노조가 노동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은행으로는 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2017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노동이사 선임을 추진 중이다.

지부 관계자는 “노동계에 적합인 인물인지, 노동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춘 인물인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판을 쳤던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금융지주 회장들의 수많은 범죄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노동자 경영참여 필요성은 금융산업에서 절실하다”며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금융개혁 노력에 부응해 노동이사제 제도화에 나설 것을 문재인 정부와 금융당국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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