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계층별 대표 3인이 경사노위 3차 본위원회 불참입장을 밝힌 11일 오전 참여연대 기자회견장.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과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나지현 위원장은 이날 “계층별 대표는 보조축이다” “일부에 의해 전체가 훼손된다”는 경사노위 고위관계자 발언을 언급하면서 울먹였다. 그는 “저희는 몇 개월 동안 겪어서 충격이 크지 않았는데 조합원들의 충격은 굉장한 것 같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병철 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서러움이 복받친 듯 눈물을 쏟아 냈다. 경사노위 활동을 하면서 배제당한 설움, 본위원회 참석·불참을 각각 종용하는 측으로부터 받은 압박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하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과 나지현 위원장·김병철 위원장 등 계층별 대표들에게 이목이 쏠렸다. 3인의 선택에 따라 본위원회 의결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회의에 불참하면 “위원으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에 시달릴 것이 뻔했다. 탄력근로제 노사정 합의문이 국회로 가서 대폭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반대로 회의에 참석해 탄력근로제 합의안이 본위원회에서 의결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합의안에 반발하는 진영에서 거센 공격이 예상됐다. 실제 회의에 불참하라는 노동·사회단체 요구가 잇따랐다.

사회적 대화기구 본위원회 위원으로서 3인이 짊어진 책임과 부담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3인이나 소속 단체가 가진 경험이나 역량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3인이나 그들이 소속된 단체는 사회적 대화를 하거나, 뭔가 큰 책임을 진 경험이 부족하다”며 “회의에 불참했다고 비난하기보다는 배려하고, 함께 책임질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