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타이어 헝가리공장 노동자들이 지난 12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인더스트리올>

21일 헝가리화학노조연맹(VDSZ)에 따르면 헝가리 중부 두너우이바로시(Dunaújváros)에 있는 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이 이달 12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교대노동자 2천400여명 중에서 70%가 참여한 파업의 이유는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이 때문이다. 노조가 요구한 14% 인상안을 사용자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교대노동자가 100% 참여한 경고파업이 2시간 진행됐다. 사측은 노조와 상의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통해 13.6% 인상된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해 문제를 악화시켰다. VDSZ에 속한 한국타이어노조에 따르면 두너우이바로시 공장의 한국인 사용자들은 장기 근속자에게는 2~6% 인상된 금액만 지급하고, 신입 노동자에게는 22%를 지급해 노동자 내부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면서 노조의 정당한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회사, 노조 파업에 대체노동자 투입

한국타이어 헝가리공장의 월급은 20만포린트(82만원) 정도다. 인근 기업 노동자들이 받는 30만포린트(123만원)의 3분의 2 수준에 머물러 있다. 프랑스업체인 미쉐린 타이어 등 동종업체에 크게 못 미친다.

공장 설립 때부터 노동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2006년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유럽에 세워진 한국타이어 헝가리공장은 타이어 생산능력이 하루 4만5천개다. 회사가 노조 파업을 깨기 위해 대체노동자를 투입해 하루 생산량이 1만개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유럽 공략을 위한 거점인 헝가리공장은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판매를 전담하면서 연간 1천800만개의 승용차 타이어를 생산해 왔다. 지난해 3월 한국타이어는 헝가리법인 트럭·버스 타이어(TBR)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공장 증설을 위해 3천78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는데, 이후 공장 증설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계획 발표 당시 업계에서는 유럽 내 TBR 생산이 공급과잉에 직면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타이어 또한 증설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국내 2곳과 해외 8곳의 생산거점을 보유한 상태다. TBR 생산시설을 갖춘 곳은 국내와 중국공장 등이다.

인터스트리올 글로벌 노조
"노동자 기본권 짓밟지 말라"


한국타이어 헝가리공장이 위치한 두너우이바로시는 헝가리 중부 페예르주에 위치한 공업도시다. 면적은 53제곱킬로미터, 인구는 4만4천640명(2017년 기준)이다. 다뉴브강에 접해 있으면서 부다페스트(헝가리 수도)에서 남쪽으로 67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1949년 철강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건설됐다. 1951년부터 61년까지는 소련의 국가 원수인 이오시프 스탈린의 이름을 딴 스탈린바로시(Sztálinváros)라고 불렀다. 
인더스트리올 글로벌 노조의 발터 산체스 서기장은 헝가리화학노련(VDSZ)에 연대서한을 보내 "두너우이바로시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한국인 사용자들은 즉각 교섭 테이블로 돌아오고, 노동자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을 짓밟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VDSZ의 국제 상급단체인 인더스트리올 글로벌 노조는 문제가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세계 140개국 600여개 가맹조직을 상대로 한국타이어 헝가리공장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연대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윤효원 글로벌 인더스트리 컨설턴트 (globalindustryconsul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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