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교육부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사실상 0%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보건의료노조·민주일반연맹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은 정규직 전환율과 관련해 공공부문을 통틀어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책임지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교육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3개 노조의 말을 종합하면 국립대병원의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율은 0%에 가깝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불법파견 논란이 일면서 파견·용역노동자 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 국립대병원 정규직화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천여명이다.

이들 노조는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전환 논의를 위해 노·사·전문가협의기구를 구성한 국립대병원도 있지만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조직국장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노·사·전문가협의체에서 자회사 전환을 주장하며 ‘직접고용했다가 파업이라도 하면 큰일’이라거나 ‘정부가 바뀌면 정책도 바뀔지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0여차례나 협의체 회의를 진행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노조는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구조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조속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병원의 환자 이송 노동자는 간접고용 노동자였기 때문에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돈 몇 푼 아끼려는 병원의 탐욕으로 인한 외주화가 의료서비스 질 저하를 넘어 노동자·환자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 노조는 “교육부는 지도·관리·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며 고용노동부와 병원에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현 국장은 “기자회견 뒤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했는데, 노동부 책임이라는 식으로 떠넘기기만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