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잡고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에 77일간 참여했다가 해고당한 채희국씨. 채씨는 소송 끝에 2013년 복직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회사가 손해배상을 이유로 급여의 절반을 1년 넘게 가압류한 것이다. 2016년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철회했지만, 경찰이 건 가압류 조치는 풀리지 않았다. 채씨는 “회사가 임금을 가압류해 가정생활에도 심각한 압박이 있었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며 “(경찰의 손배 소송으로) 10년간 갇혀 있는 투명한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손배대응모임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국가의 ‘괴롭힘 소송’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소송을 중단하라는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라고 인권위에 요구했다. 앞서 경찰은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 당시 파손된 헬기·크레인 등 장비 값을 물어내라며 노동자들을 상대로 16억8천만원을 청구했다. 2016년 2심 이후 가압류 일부가 풀렸고 올해 2월 법무부가 복직 노동자 26명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복직한 노동자 1명과 복직하지 못한 노동자 13명 등 총 14명에게 부동산·퇴직금 가압류가 걸려 있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차 파업 보고서를 내고 ‘경찰의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를 권고했다.

이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경찰청 진상조사위도 조사를 통해 2009년 경찰의 쌍용차 노동자 진압을 국가폭력으로 인정하고 손해배상 소송 철회를 권고했다”며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피해까지 노동자의 잘못으로 몰고 가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황당한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은 경찰청의 진상조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내려진 1·2심 판결과 달라야 한다”며 “대법원이 국가폭력 피해자인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의 정당성을 인권의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인권위에서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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