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동자들이 회사가 갖는 공익적인 성격을 감안할 때 얼마 만큼의 수익을 내는 것이 적정한지를 찾는 연구에 나선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4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부 노동정책연구소에서 공단 지역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연구가 끝나면 회사가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이 적당한지 연구할 예정”이라며 “4분기쯤이면 연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부는 올해 1월 임기를 시작하면서 노동정책연구소를 가동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서 활동했던 2명을 연구원으로 발탁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7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기업은행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은 물론 체계적인 건전성 관리로 내실 성장을 이어 간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지부 의견은 다르다. 기업은행 주요 고객이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수익 규모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올린 수익은 주요 시중은행과 맞먹는다.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다. 중소기업은행법(1조)은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형선 위원장은 "회사가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한 뒤 이를 기준으로 새로운 수익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며 "회사 설립목적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수익 규모는 과하며 이는 조합원 노동조건 악화와 연관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직원 생산성은 4대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중 1위다. 직원 1인당 버는 돈이 어떤 은행보다 많다. 하는 일이 많고 힘들다는 뜻이다.

지부가 올해 초 회사와 방카슈랑스(은행보험) 판매실적을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것도 은행의 과도한 돈벌이를 제어하고 조합원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지부 관계자는 "적정한 수익 규모를 도출한 뒤 이를 회사와 정부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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