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주막하출혈(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지회 박문열 조합원의 장례가 1일 치러졌다.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아산공장에서 열린 노사 특별교섭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장례를 제외한 합의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교섭은 박문열 조합원 사망과 관련한 지회 요구사항과 유성기업의 공식입장을 개진하는 자리였다.

고인은 지난달 27일 오전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압이 높아 수술하지 못했다.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은 그는 같은달 29일 새벽 숨을 거뒀다.

지난해 대의원에 당선된 고인은 2011년 시작된 노사갈등과 사측 노조파괴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7년 8월 유성기업 아산·영동 노동자(지회·기업노조·3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 포함) 433명 대상 실태조사에서도 조합원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회 조합원의 72.0%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유성기업아산지회와 영동지회는 교섭타결 직후 입장을 내고 "비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싸우고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회는 "1999년 입사해 꼬박 20년을 성실히 일했던 노동자, 두 아이의 아빠, 평범한 노동자 고 박문열 동지가 만 41세에 죽어야 했던 유일한 이유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유성기업 9년 노조파괴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회는 "1년에 몇 명씩 쓰러져 나갔고, 이제 유성지회 노동자 중 그 누가 어느날 갑자기 쓰러진들 이상한 일이 아닌 게 됐다"며 "노조파괴를 끝장내고 우리 삶을 지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성월장례문화원에서 발인을 한 뒤 고인의 일터였던 아산공장과 자택을 차례로 들렀다. 고인의 유해는 천안추모공원에서 화장된 후 부여영호추모공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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