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우리의 일은 음악입니다. 어렵지도 않은 뻔한 말을 새긴 현수막 앞에서 가수 연영석이 노래한다. 노조할 권리 보장 구호 높았던 129주년 세계노동절 대회 무대 옆이다. 사진이, 또 기록이 나의 일이었으니 찍었다. 아는 가수의 아는 노래를 들어 볼까 싶어 대형 음원사이트 여러 곳을 뒤졌는데 모르는 노래 한두 곡을 찾는 데 그쳤다. 바닥에 펼쳐 둔 기타 가방에 1천원짜리 몇 장이 마이크 밑에서 수줍었다. 수북한 걸 본 적이 없다. 노동이며 민중을 노래하는 일은 대체로 돈과 멀었다. 꿈을 품었다지만 밥벌이 방편 뻔한 사정이 달라질 리 없었다. 노랫말에 새긴 꿈은 멀었고, 밥은 늘 가까이 닥쳐왔다. 더도 말고 내 일한 만큼 갖는 세상을 연영석은 간절히 노래한다. 우리의 일은 음악이라고 기타 울림통에 써 붙이고 그의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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