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이 정기선 부사장이 내야 할 증여세를 마련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무금융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물적분할은 정씨 일가 3대 세습을 안정적으로 완료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초 2천705억원을 배당했다.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배당금은 당시 대비 1천475억원 늘었다.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옛 현대로보틱스(현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5.1%(83만1천주)를 매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은 주식 매입을 위해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3천40억원을 증여받았다. 이에 대한 세금은 1천45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할됐다. 현대로보틱스는 이후 지주사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자사주 마법'으로 정몽준 이사장 지분율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된 뒤 현대중공업에 합병됐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뉘는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로 정기선의 배당금을 확보하려는 것은 그의 증여세 납부와 연관이 있다”며 “노동자를 구조조정하고 오너 세습체제를 위한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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