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이성진씨(왼쪽)와 산소호흡기를 찬 조순미씨가 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지난달 7일 정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 확대를 호소하며 삭발한 피해자들이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 모였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집회기획단은 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지원을 비롯한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달라"며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 답변에 실망했다는 뜻을 밝혔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7일 청와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전신질환 인정·판정기준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 △가습기 살균제 정부 TF 구성을 제안했다. 환경부는 답변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현재와 같은 피해단계 구분으로는 제대로 피해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이 기업에서 민사상 배상을 받을 길을 정부가 가로막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피해 구제급여를 받는 피해자는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와 2단계(가능성 높음)뿐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이 조성한 분담금으로 지원을 받는 이들도 3단계·4단계 피해자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이성진 집회기획단 공동기획단장은 "가습기 살균제와 질병과의 인과관계 연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전신질환 피해자를 우선 인정하고 구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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