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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2천명 계약해지 위기] 도로공사가 자회사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는?

기사승인 2019.06.17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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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 “자회사 전환하면 무인화 때 인원감축 쉬워”

   
▲ 민주일반연맹

한국도로공사가 협력업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자회사 전환 문제로 시끄럽다. 자회사로 전적을 거부한 요금수납원 2천명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이달 1일부터 31개 영업소 요금수납원을 자회사 소속으로 시범 전환하고, 16일에는 13개 영업소 요금수납원을 2차로 전환했다.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전환 동의서·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요금수납원들 최소 100여명은 계약이 종료됐다. 노동계는 “도로공사 통행료 수납 자회사가 출범하는 다음달 1일엔 자회사 전환을 거부해 해고될 요금수납원이 2천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도로공사의 자회사 방식 정규직 전환은 무리하고 갑작스럽다. 요금수납원을 직접고용하라는 법원 판결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요금수납원들은 2013년 2월 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2015년 1심과 2017년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도로공사는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요금수납원 고용안정을 주문받자 "진행 중인 소송은 사법부의 최종 결과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대법원은 사건을 2년 넘게 쥐고 있다.

대법원에서 노동자들이 승소하더라도 요금수납원 업무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요금수납원 고용방안을 2단계로 나눠 제시했다. 법원 판결 전까지 한시적으로 영업소 식당관리 같은 임시·간헐적 기간제 업무를 하고, 이런 '기간제 업무 근로계약 미체결자'는 7월1일 고용관계를 종료한다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도로공사가 승소하면 계약해지하고, 패소하면 직접고용한다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직접고용의 경우에도 수납업무 자회사 이관에 따라 조무 관련 업무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조무 관련 업무는 건물 시설관리나 내·외부 환경미화, 정비업무를 뜻한다. 요금수납을 계속하고 싶은 노동자들이 고를 선택지는 자회사 전적 하나뿐이라는 뜻이다.

도로공사는 왜 이렇게 요금수납원 직접고용에 거부반응을 보일까. 그것도 1·2심에서 패소했는데도 직접고용해야 할 노동자를 대량해고한다는 비난까지 감수하는 것일까.

도로공사, 스마트톨링 전면도입 철회했지만…

노동계는 '스마트톨링' 도입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8월30일 스마트톨링 전면시행을 담은 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차 없이 고속도로 주행 중 통행료가 자동으로 부과되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을 2020년까지 300여개 톨게이트에 전면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로 폐쇄 없이 무인으로 운영하는 스마트톨링을 전면도입하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스마트톨링 도입에는 기술적 고려사항만 있었다. 요금수납원은 변수가 아니었다. 2015년 도로공사가 작성한 ‘2025 중장기 전략경영 계획’과 ‘스마트톨링 시스템 개발 계획 로드맵’ 같은 내부자료에서도 이 같은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이 도입될 경우 요금수납원의 감축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었다. 자료에는 인원감축에 따라 요금수납원 일부를 전환배치하는 등의 계획도 담겼다. <본지 2015년 9월18일자 6면 ‘고속도로 영업소 무인화, 요금수납원 7천여명 일자리 위협’ 참조>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공사가 1·2심에서 패소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이다. 하지만 법원 판결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에도 도로공사는 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을 근거로 요금수납원이 정규직 전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반발이 커지고 같은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일자 도로공사는 그제야 요금수납원을 고려대상에 넣었다. 이강래 공사 사장은 지난해 3월29일 "하이패스를 붙이지 않은 차량을 촬영해야 하는데 유료도로법 개정이 필요하고 과적차량 과적 여부를 단속하는 일도 어렵게 된다"며 "일본에서도 스마트톨링을 도입하지 않았는데 사람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전면도입 계획 재검토 뜻을 밝힌 것이다. 대신 이후 국토교통부와 협의 과정을 거쳐 현장수납차로를 일부 존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조회·활용해서 통행료를 수납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유료도로법상 개인정보 보호 관련한 내용을 개정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도로공사는 전면도입 계획을 포기하지 않은 듯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스마트톨링 도입은 일단 시범사업을 거쳐서 시범사업의 효과를 본 뒤에 어떤 식으로 추진할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는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 개인정보 관련법이 개정되면 (바로)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관련 용역을 꾸준히 발주하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 2017년 연구보고서 '4차로 이상 스마트톨링 실용화 및 검증 연구 용역'<한국도로공사>

“스마트톨링 도입하면 인원감축 자연스러운 수순”

요금수납원들은 자회사와 스마트톨링 도입계획이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회사 전환은 곧 손쉬운 인원감축 수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순향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위원장은 “노동자가 자회사 소속일 경우, 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 도입 뒤 자회사를 폐업해 버리면 요금수납원의 고용 문제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며 “반면 직접고용하면 쉽게 해고하지 못하고 이후 전환배치를 해야 하는 등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고용 문제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요금수납원을 없애고 스마트톨링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구간 안에서) 스마트톨링 이용에 동의한 사람은 스마트톨링을 이용하고 하이패스를 차량에 장착한 사람은 하이패스로 결제하도록 할 것”이라며 “요금수납원은 어떤 형태로든 존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톨링을 이용하면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이도 요금소를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정체가 해소되고 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순향 위원장은 “스마트톨링과 하이패스를 같은 구간에 설치한다는 것은 시범도입 단계일 때 그렇게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스마트톨링을 도입하면 당초 계획처럼 요금수납원이 감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하이패스랑 큰 차이가 없는 스마트톨링을 굳이 같은 구간에 설치할 필요가 있겠나”라며 “노·사·전문가협의회 2차 회의를 할 때 도로공사측은 ‘스마트톨링을 실시하면 수납 업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2천명 정도만 필요하다’며 ‘그래도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하니 3천명 정도만 뽑을 테니 3천명으로 추려서 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지난해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일부 노동자대표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노동자대표 6명 중 민주노총 대표를 제외한 5명에게만 동의를 받아 이를 근거로 자회사 전환을 추진했다. 개별 노동자에게도 자회사 전환 동의서명을 받았다. 2천명가량이 개별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노동자대표 다수가 서명했으니 자회사 전환에 노사가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도로공사와 달리 노동자들은 “전체 노동자대표 합의를 거치지 않았으니 합의된 것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현재 자회사 전환 반대 투쟁에는 민주노총 투쟁본부(민주연합노조·공공연대노조·경남일반노조·인천지역노조)와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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