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인과 일터, 사회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마주하곤 한다. 노동 분야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갈등관리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협상이다. 협상이 말처럼 쉽지마는 않다. 그런데 누군가 옆에서 전문적으로 코칭을 해 준다면? 갈등과 협상 당사자가 스스로 역량을 개발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칭 말이다.

원창희 한국갈등조정가협회 회장이 최근 <갈등코칭과 협상코칭>(사진·한국문화사·2만4천원)을 펴냈다. 저자는 갈등관리와 협상조정 전문가다. 한국조정중재협회 부회장과 서울중앙지법·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다.

◇코칭은 컨설팅과 다르다=갈등과 협상에 코칭을 접목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갈등을 숨기려는 사회적·문화적 속성이다. 갈등 당사자를 대면하기보다 법원부터 찾는 경향이 이를 방증한다. 둘째, 갈등관리와 협상조정 전문가를 키워도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쉽지 않다. 변호사법 등 법적 제약과 법원·정부기구의 갈등조정 독점현상 탓이다. 민간 갈등해결기구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저자가 코칭에 주목한 이유다. 코칭은 갈등 당사자 모두가 아니라 한 당사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법적 제약과 갈등 당사자 대면 기피라는 현실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컨설팅과 코칭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자는 “컨설팅은 다른 전문가에게 전문지식과 자문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며 “코칭은 고객으로 하여금 내적 동기와 목적을 발견하고 조직 내 자신의 역할을 취하도록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갈등코칭·협상코칭 어떻게 이뤄지나=갈등코칭은 6단계로 진행된다. 고객과의 라포(rapport·친밀감) 형성과 고객 니즈를 확인하는 1단계, 갈등상황을 파악·분석하는 2단계, 고객 목표를 설정하는 3단계, 최선의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4단계, 액션플랜을 수립하는 5단계, 리허설·피드백을 거쳐 고객이 자신감을 갖고 실행을 결심하는 6단계로 구분된다.

저자는 “코치가 가져야 할 핵심 스킬은 공감적 경청”이라며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단어뿐 아니라 말하는 의미도 듣게 된다”고 소개했다.

협상코칭은 협상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저자는 “협상은 갈등해결의 한 방법이지만 시작부터 협상 틀 속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 상황이 많다”며 “협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중요한 협상 국면에서 어려워할 수 있기에 협상코칭이 이런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협상코칭도 갈등코칭과 비슷한 단계를 밟는다.

◇갈등코칭·협상코칭 활용하는 방법=저자는 노동문제 전문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실장을 지냈다. 지금은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한다. 그동안 <노동분쟁의 조정> <갈등관리의 이해> <협상조정의 이해> 등 다수 저술활동을 했다.

<갈등코칭과 협상코칭>은 개인과 사회, 노동 분야에서 겪는 갈등을 해소하고, 협상하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갈등과 협상 관련 교육을 받은 교육생이 코칭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도 있다”며 “변호사나 노무사가 고객 대리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코칭을 제공하는 새로운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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