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과 관련해 뒷짐만 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걸 회장이 나서 제2의 론스타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걸 회장은 또 다른 론스타 사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현대중공업과 맺은 계약을 전면 재검토해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03년 참여정부는 시급한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론스타라는 외국계 사모펀드 외에는 외환은행을 살 만한 곳이 없다는 이유로,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규정해 헐값에 팔아넘겼다”며 “외환은행 부실은 조작된 것이었고 은행을 소유할 자격도 없었던 론스타는 8년 만에 4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기고 국내에서 자본을 철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정책 결정을 이끌었던 중심에 이동걸 회장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부터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지주개편 작업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노사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제2의 론스타 사태를 막기 위해 산업은행이 “노사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모든 것의 발단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기로 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산업은행은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대주주를 제외한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계약 주체로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계약이 국민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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