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쿠팡맨들이 4년째 제자리인 임금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회사는 휴게시간 보장과 임금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8월 노조를 설립한 쿠팡맨들은 같은해 10월부터 회사와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20차례 교섭을 했다. 노사는 임금인상과 휴게시간 보장 같은 노동조건 개선 문제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2014년 쿠팡맨 한 명이 배송하는 택배물량은 가구 기준으로 80~90가구였다. 올해는 140~150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배송물량이 많아지면서 휴게시간 없이 일하는 날이 적지 않다.

쿠팡은 '레벨업'이라는 독특한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 분기 실적이나 평가를 통해 레벨업을 해야 임금이 인상된다. 지부 관계자는 "할당된 물량을 배달하는 쿠팡맨은 레벨업이 어려워 노동강도가 세졌는데도 임금은 2014년과 거의 동일하다"며 "휴게시간 보장과 임금인상 등 핵심 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교섭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20차례 교섭에서 보여 준 회사의 실망스러운 태도를 규탄한다"며 "쿠팡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바꾸기 위해 노조활동과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쿠팡측은 "주 5일제를 시행하면서 주 6일 일하던 2014년보다 근무시간이 줄었기 때문에 임금인상 효과가 있었다"며 "쿠팡맨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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