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남북미 정상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마주했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단독회동을 갖고 2~3주 안에 실무팀을 구성해 북미협상을 이어 가기로 했다.

29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판문점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조우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과 올해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은 정전선언 66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제안에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응하면서 성사됐다.

두 정상은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두 정상이 같이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 뒤 자유의집에서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이 밖으로 나와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정상은 자유의집으로 이동해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53분간 회담을 했다. 사실상 북미정상회담을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함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중심은 북미 대화”라며 “오늘은 북미 대화에 집중하도록 하고 남북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은 단독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북미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끝낸 뒤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을 군사분계선 앞에서 배웅하면서 남북미 정상의 첫 회동은 막을 내렸다.

깜짝 북미정상회담 결과는 희망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배웅한 뒤 자유의집에서 취재진을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안에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회담도 성공이고 하노이 회담도 성공이기에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며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에 오라고 초청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며 “북미가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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