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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광화문광장 점령하다] 민주노총 "정부는 약속 지켜라" 사상 첫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

기사승인 2019.07.0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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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3천여명 광화문광장 노동자대회 참가 … 정규직 전환·처우개선 논의하는 노정교섭 요구

   
▲ 민주노총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이 사상 최초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을 성사시켰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비정규직 조합원 5만3천여명은 "진짜 사용자인 정부가 교섭에 나서라"고 외쳤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자회사 전환과 상시·지속업무를 해도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는 편법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투쟁으로 분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규직 전환도 안 되고 처우개선도 안 돼"
비정규 노동자들 '민주노총 노조운동 중심세력' 자리매김


빨강·초록·분홍. 노동자들이 입은 형형색색 투쟁복만큼 노동자대회 분위기는 밝았다. 사업장이 다르고 상급단체도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한데 모은 것은 다름 아닌 정부다. 고용안정을 추진하고 처우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대책은 현장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상시·지속업무인데도 전환 대상에서 빠지고, 1·2심 재판에서 공공기관 직접고용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이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이미 무기계약직 신분인 학교비정규직은 정책 다음 단계인 처우개선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올해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고작 1.8%다.

공동의 적을 찾아서일까. 아니면 많은 동지들을 눈으로 확인해서일까. 노동자대회 내내 노동자들은 웃었다. 이날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주최측 추산 5만3천여명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 3만5천명이 일손을 놓았다. 상급단체가 없는 여성노조 조합원 1천500여명이 가세했다.

지방자치단체·중앙행정기관·교육기관·공공기관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민주일반연맹 조합원 1만4천여명과 공공기관·민간기업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등 4천여명도 파업에 동참했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광화문 입구부터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광화문 일대를 점령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들이 이 정도 투쟁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노총 노조운동 중심은 비정규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들은 웃다가 울었다. 본대회 시작 전 무대에 오른 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가 기막힌 처지를 토로했다. 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이들에게 직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채용할 테니 요급수납업무 대신 도로정비·시설관리업무를 하라고 제안했다. 제안을 거부한 노동자 1천400여명은 용역회사와 공사 간 계약이 해지된 이달 1일자로 해고자가 됐다. 해고자는 "우리가 옳은 만큼 반드시 직접고용을 쟁취하겠다"고 울먹였다. 집회 참석자 5만3천여명은 "울지 마"를 외치며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비정규직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 파업으로 확인"
5일까지 연인원 10만명 파업 예고


비정규 노동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싸워 승리하겠다는 자심감을 내비쳤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학교·병원·공공기관에서 우리 비정규직은 없는 사람으로 그림자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며 "오늘 파업으로 비정규직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노동자라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통제하더니 이제는 자회사로 눈속임을 하고, 평생 저임금으로 살라며 직무급을 강제로 이식하려 한다"며 "역사는 오늘을 비정규직 차별철폐의 전환점이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자회사로 전환시킨다고, 자회사를 반대하는 이들을 해고한다고 해서 우리 투쟁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대정부 교섭을 요구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진짜 사용자로서 노동조건 개선과 차별철폐를 위한 노정교섭에 즉각 나서라"며 "비정규직의 분노가 폭발한 이상 정규직화 쟁취와 차별 분쇄라는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라"고 촉구했다. 공공기관별로 제각각 추진하는 정규직 전환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총괄하고, 단체교섭으로 처우개선을 할 수 있도록 노정협의틀을 구성하라는 주문이다.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본대회가 끝난 뒤 두 갈래로 나뉘어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와 삼청동 방향으로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4~5일에도 공동파업을 이어 간다. 17개 광역시·도에서 2만5천여명이 참여하는 파업대회를 연다. 3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연인원 10만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3일 파업에 학교비정규직 2만2천명, 지자체·공공기관 비정규직 4천여명 등 2만6천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와 고통을 잘 안다"며 "정부도 노사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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