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87%(240원)로 결정되면서 노동계 내부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참사에 가까운 인상률에 항의하며 노동자위원 전원사퇴를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일정을 조율 중이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면담을 취소했다.

민주노총은 15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입장과 향후 행보를 발표한다. 민주노총은 14일 오후 긴급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위원 4명 전원사퇴를 검토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에 참여하는 노동자위원은 양대 노총을 포함해 9명이다.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은 백석근 사무총장·이주호 정책실장·전수찬 마트산업노조 수석부위원장·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경제공황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실질 최저임금 삭감 결정에 노동자위원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협상 결과에 대한 책임과 소득주도 성장 폐기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에 항의하는 취지로 민주노총 노동자위원 전원사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노총 추천 단위인 청년유니온도 내부논의를 통해 사퇴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노동자위원인 김영민 사무처장은 "표결에 참여한 위원으로서 이번 협상 결과가 낮은 인상률로 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정부·여당의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에서도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되풀이해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노총 긴급상집에서도 '노동개악 저지·노동기본권 쟁취·비정규직 철폐·재벌개혁·노동탄압 분쇄'를 걸고 진행하는 15일 결의대회와 18일 총파업에 '문재인 정부 규탄'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까지 일정 조율 중이었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노총 지도부 간 면담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김형석 대변인은 "이 와중에 이인영 대표를 만난들 무슨 얘기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 사퇴와 관련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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