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사업장 노동자들이 16일로 16일째 고공농성 중인 영남대의료원 해고자의 복직을 요구했다.

창조컨설팅 개입 사업장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영남대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공농성 중인 보건의료노조 간부 2명이 12년 전 해고된 것은 창조컨설팅 노조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며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고, 창조컨설팅과 손잡고 노조를 파괴한 영남대의료원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영남대의료원과 유성기업·보쉬전장·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스제이엠 등 사업장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창조컨설팅 개입으로 인해 노조 해산·어용노조 설립·조합원 탈퇴·해고와 구속을 비롯한 고통을 받은 노동자”라고 설명했다.

2007년 2월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된 박문진(58) 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2) 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이달 1일부터 70미터 높이의 의료원 옥상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2006년 영남대의료원이 창조컨설팅을 고용해 ‘교섭 지연→파업 유도→단체협약 해지→노조간부 징계→노조 탈퇴’로 이어지는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겼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의료원은 40건이 넘는 단체협약 합의사항을 의도적으로 위반해 노조가 2006년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며 “노조가 3일간 파업을 하자 이를 이유로 29명을 징계하고 그중 10명을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고된 간부 10명 중 7명은 2010년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복직했지만, 박문진 지도위원과 송영숙 부지부장은 현재까지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2006년 950명이던 지부 조합원은 창조컨설팅 개입 뒤 이듬해부터 1년6개월 동안 850여명이 탈퇴해 현재 70여명만 남았다.

참석자들은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노조파괴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 영남대의료원”이라며 “영남대의료원에서 사용된 노조파괴 수법들은 이후 다른 사업장에서 차용되고 진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조컨설팅 개입으로 노조들이 받은 타격과 고통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음에도 노조를 파괴한 주범인 기업주들은 여전히 처벌되지 않은 채 활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올해 3월 서울남부지법은 노사분규 사업장에 노조파괴 컨설팅을 제공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창조컨설팅 심종두 전 대표와 김주목 전 전무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2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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