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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담배회사 JTI코리아 노조 잔혹사

기사승인 2019.07.24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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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복귀했는데 '태업률' 적용해 조합원 임금삭감 … 4년간 물가인상률보다 1%포인트 더 준다는 회사

   
▲ JTI코리아노조

카멜과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 브랜드로 알려진 일본 담배회사 JTI코리아 영업사원 심아무개(41)씨는 지난 15일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도 김포 일대 담배소매점을 돌며 영업을 했는데 갑자기 한 소매점 앞에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더란다. 바닥에 쓰러진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구조대를 불러 달라고 소리쳤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그는 의사에게서 뇌출혈이 심각한 상황이었고, 조금만 늦었다면 심장이 멈췄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22일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겼다.

정상근로하는데 태업 이유로 임금삭감
노동자들 빚더미 고통, 가정불화까지


23일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고영현 JTI코리아노조 위원장은 "3년째 이어지는 회사의 노조 죽이기로 조합원 목숨이 실제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했다.

JTI코리아 노사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2017년 임금협상부터다. 영업사원들이 만든 노조는 회사에 본사 사무직과의 임금격차 해소를 요구했다. 영업직원은 사무직원 평균 연봉의 3분의 2(67.5%)에 불과했다.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경영성과급(LIP)도 본사 사무직이 2.5배 이상 많았다. 고영현 위원장은 "회사의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경영성과급이 영업직은 1인당 평균 280만원인데 사무직은 750만원"이라며 "영업직군과 사무직군 간 형평을 맞추자는 것이 노조 요구안의 핵심 내용"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노조 요구를 거부했다. 협상은 결렬됐고 노조는 2017년 4월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까지 부분파업과 준법투쟁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했다.

그런데 회사는 지난해 4월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급여를 주면서 '무노동 무임금 적용분'이라는 항목을 만들어 임금을 깎았다. '점주와의 유대관계'나 '소매점 담배광고계약 이행 여부'로 태업률을 산출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이다. 타임오프도 사용내역 사후 보고방식에서 사전 승인방식으로 제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이를 거부한 근로시간면제자 임금을 삭감했다. 인센티브 적용 기준 역시 노조와 협의 없이 바꿨다.

회사의 조치는 금세 나타났다. 지난달 급여명세를 보면 고영현 위원장은 기본급 278만9천원에 식대 10만원을 받았는데 '기본급 소급(삭감)'이라는 항목으로 회사는 167만4천180원을 삭감했다. 5월 급여명세도 비슷하다. 271만250원의 기본급에 18만9천350원의 영업 인센티브, 식대 10만원이 지급됐는데 회사는 149만4천810원을 '기본급 소급(삭감)' 명목으로 삭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원들은 빚을 내서 겨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이혼을 하거나 가정불화를 겪는 조합원도 적지 않다.

고 위원장은 "2018년 4월 이후 조합원 모두 업무에 복귀해 정상근로를 하고 있는데도 회사가 태업이라며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며 "회사는 임금만 삭감하고 구체적인 삭감 근거도 알려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동준 공인노무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는 "법원에서 태업에도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기는 하지만 시간단위로 임금산정이 가능한 제조업의 경우"라며 "JTI코리아는 '소매점과의 유대관계' 같은 정성적 요인을 이유로 부당하게 임금을 삭감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2021년까지 ‘물가인상률+1%포인트’ 임금인상?

회사는 지난해 3월 노조와 임금협상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비조합원 영업사원에게만 임금을 3.5% 인상하고, 영업촉진 격려금 150만원을 지급했다. 고 위원장은 “격려금 150만원은 사무직과의 임금격차 해소 차원”이라며 “회사가 2017년 이 같은 안만 제시했어도 노사갈등이 지금처럼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회사가 무리하게 노사갈등을 장기화하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와해가 목적일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JTI코리아는 2018년 8월부터 6개월 가까이 대표이사 자리가 공백상태였다. 올해 1월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했다. 노동자들은 노사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마도르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물가인상을 상회하는 구매력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자 한다"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물가인상률+1%포인트'로 하자는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요구한 본사 사무직과의 격차 해소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아마도르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스페인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여름휴가는 다음달 6일까지다.

박준우 식품노련 기획실장은 “JTI코리아는 노조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김앤장과 율촌 같은 대형로펌을 섭외해 자문료로 수십 억원을 물 쓰듯 쓰면서 노사갈등을 장기화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임금을 삭감해 결국은 노조를 와해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경일 JTI코리아 전무는 “답변을 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며 “(태업률과 관련해서는)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 내부적으로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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