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에서 근무하던 60대 청소노동자가 최근 학교 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열악한 노동환경이 가져 온 참사이자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5일 서울일반노조는 “무덥고 환기가 잘 안 되며 비좁고 냄새나는 휴게실 환경을 비롯한 노동환경은 고인의 질병을 급격하게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며 학교측에 책임을 물었다. 노조에 따르면 청소노동자 A(67)씨는 지난 9일 낮 12시30분께 서울대 공과대 직원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용역업체 소속에서 지난해 서울대로 직접고용된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일인 9일 서울 최고 기온은 섭씨 34.6도였다.

노조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A씨 질환을 급속히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휴게공간은 계단 밑에 위치해 있는데 문 방향으로 강의실이 있어 덥거나 답답해도 문을 열어 놓기 힘들었다”며 “환풍기가 있었지만 환기가 잘 안 되고 창문도 없어서 곰팡이 냄새가 심해 장시간 머물면 호흡 곤란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 폭염이 계속됐고, 휴게실은 2명이 누워도 불편할 정도로 비좁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노조 관계자는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령의 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쉬는 시간조차 편히 쉬지 못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라며 “학교는 휴게실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유족과 노조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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