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참가자들이 ‘NO 아베’라고 적힌 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74주년 광복절인 15일 궂은 날씨 속에서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 도심 곳곳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와 시민들은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가능 국가로 부활을 시도하는 아베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2천여명은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 시민대회'에 참가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5세) 할아버지와 양금덕(90세) 할머니가 참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14살 때 일본에 건너 갔던 양금덕 할머니는 "아베한테 사죄 한마디 듣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북한 통일단체도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는 "반일투쟁은 일본의 과거 죄악을 끝까지 결산하려는 드높은 의지의 발현"이라며 "시민대회 참가자들에게 힘찬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는 성명을 보내왔다. 시민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강제동원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으로 행진했다.

노동자들도 아베 정부를 규탄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보고대회'를 열었다. 김주영 위원장은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지금 어느 때보다 남북단합과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군국주의 국가 부활을 꿈꾸는 아베 정권에 맞서 지난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아시아 민중들과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시민과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회로 운집했다. 이창복 8·15 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 상임대표는 "아베 정부는 경제보복을 철회하고 식민 범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동아시아의 평화에 역행하는 군사대국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초청으로 광복절에 서울을 찾은 오다가와 요시카즈 전국노동조합총연합(젠로렌) 의장도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 문제라는 정치적 분쟁의 해결수단으로 무역과 경제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분과 연대해 일본에서도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민족통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 일본대사관으로 행진해 대형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김미영·배혜정·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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