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9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은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지부는 이날부터 11일까지 파업을 한다. 상무집행위원들과 대의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 부평공장 서문을 제외하고 정문·남문 출입구를 봉쇄한 뒤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을 통제했다.

지부는 추석 전 타결을 1차 목표로 세웠지만 회사가 2년 연속 임금동결을 요구하자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 합의했던 지부는 올해 기본급 12만3천526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2014년부터 5년 동안 누적적자가 5조원에 달한다며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성과급·격려금 지급 요구도 거부했다. 지부 관계자는 "회사가 올해 4월 팀장 이상 직원들에게 평균 1천67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며 "조합원들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조합원들이 구조조정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는 임금동결을 요구하면서도 미래발전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부는 회사에 임금요구안 외에 '장기발전전망 관련 특별요구'를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지부는 2022년 단종을 앞둔 말리부를 대체할 후속모델이 필요한 부평2공장에 대한 발전전망계획을 요구했다. 회사는 그러나 "부평2공장은 2022년 신차투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2년 이후에는 부평2공장 문을 닫고, 1공장만 돌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부가 요구한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계획과 부평1공장·창원공장 생산물량 확보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확약, 내수시장 확보방안, 13개 별도요구안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구두로 "계획이 없다"거나 "들어줄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카허 카젬 사장이 조합원에게 다시 고통을 강요하고 물량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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