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단체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4시간 시한부파업을 했다.

지부는 26일 오후 울산공장 엔진삼거리에서 회사에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노사는 지난 5월2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해 14차까지 본교섭을 했다.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 반대투쟁으로 7월에야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됐다. 회사는 지부 요구안에 "어렵다"거나 "검토하겠다"는 답만 내놓고 있다.

지부 임금요구안은 기본급 12만3천526원 인상(6.68%)이다. 노조 공동요구안을 반영한 원·하청 동일한 인상액이다. 지부는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하청업체 시간당 기성단가 조정 △휴업수당 지급(기성단가에 포함) △정규직과 동일한 휴가·휴일·학자금·명절귀향비·하기휴가비·성과금 지급 △물량팀 해소 및 단기공사 업체 근절을 위한 고용형태 전환을 요구했다.

지부는 "주 1회 노사 대표가 본교섭에 참석하는데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간만 끌다 해를 넘기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법인분할 반대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대량징계와 손해배상·가압류 철회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최근 해양사업부에서 일어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원·하청 노동자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이달 20일 안전조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천연가스액(NGL) 저장탱크 압력 테스트 캡 용접부위를 절단하던 하청노동자가 떨어진 테스트 캡에 목이 끼여 숨진 사건을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참변"으로 규정했다.

지회 관계자는 "2016년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 명목으로 크레인 업무를 자회사인 현대중공업모스로 분사한 뒤부터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모스에 속한 하청업체를 통해 크레인을 부르는 몇 단계 과정을 거치다 보니 시간·비용을 줄이기 위해 크레인을 부르지 않고 작업하다 사고가 났다는 설명이다.

원·하청 노동자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안전 차별을 철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부는 다음달 2일에도 4시간 시한부파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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