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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왜 "조국수호 검찰개혁" 외치나

기사승인 2019.10.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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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서울 서초동 9차 촛불문화제 … 조직된 노동자·농민·깃발 없는 대규모 시위

   
▲ 검찰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주최로 지난 12일 저녁 서울 서초역사거리에서 열린 ‘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검찰개혁을 요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렸다. 촛불문화제는 아홉 번째 촛불문화제를 끝으로 잠정 중단된다. 행사 주최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안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촛불문화제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시즌1 마감
"검찰개혁 국회 논의 상황 따라 다시 개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서초역 부근에서 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시민연대는 행사 구호를 "우리는 돌아온다(We’ll Be Back)"로 정했다. 지난달 16일 시작한 촛불문화제 시즌1을 마감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다는 의미다.

같은날 오후 4시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타오른 촛불은 밤 10시가 넘도록 꺼지지 않았다. 서초역사거리를 중심으로 가로세로 수킬로미터에 이르는 차로가 인파로 넘쳐 났다. 시민연대는 참가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상경한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서초역 인근 대법원 옆 도로는 대절버스 주차장이 돼 버렸다.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와 여타 집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깃발 존재 여부다. 촛불집회는 민중총궐기 등 노동·농민단체 반정부 투쟁의 시발점이었고 박근혜 정부 몰락을 불러왔다. 노조와 단체의 깃발이 촛불집회 곳곳에 나부꼈다. 서초동 촛불문화제에서는 깃발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연대라는 임의단체가 주최했다지만 조직력이나 동원력에서 기존 단체를 따라갈 수 없을 터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이어졌다는 방증이다. 깃발 없이 행사에 참여한 노조 활동가도 여럿 있었다. 한 활동가는 "검찰개혁 여부가 갈리는 지금이 역사의 분기점일 수 있다"며 "중요한 민심 현장이어서 촛불문화제를 찾았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의 8박자 구호는 "조국수호 검찰개혁"이다. 노동·농민·시민단체가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검찰개혁에는 공감하지만 '조국수호'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무대에 오른 개그맨 강성범씨가 명료하게 설명했다. 그는 "조국 장관 일가가 털리는 것을 보고도 앞으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냐"며 "조 장관이 물러나고 반대편(검찰·보수야당) 사람들이 수긍·용인하는 사람이 새 법무부 장관이 되면 그가 과연 검찰개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발언이 끝나자 큰 함성이 서초역 일대를 덮었다. 경기도 김포에서 왔다는 이아무개씨는 "조국이 물러서고 새 장관이 오면 그는 검찰총장 아랫사람이 된다"며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는 이제 동의어가 됐다"고 말했다.

조국 장관 검찰개혁안 만족하지는 않지만
문재인 정부 성패 '상징적 인물'로 여겨


촛불문화제에 함께한 시민들은 조국 장관의 검찰개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 장관은 이달 8일 특수부를 3개 검찰청에만 남기고 검사 파견근무를 최소화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꽤 많은 이들을 인터뷰했지만 "만족한다"는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조 장관 개혁안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조 장관은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초동 주민 공아무개씨는 "촛불로 박근혜 정권을 내리고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검찰·언론·적폐야당이 이를 뒤집으려 한다"며 "미완의 촛불개혁을 완수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조 장관을 수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 장관을 검찰개혁·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인물로 봤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조국수호 검찰개혁"에 이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공수처 설치"였다. 시민연대는 '검찰개혁 촛불시민이 보내는 사법적폐·검찰적폐·언론적폐 청산 최후통첩문'에서 "검찰은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인권을 수호해야 하는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사실상 악의 축이 됐고, 가장 먼저 척결돼야 하는 적폐의 상징이 됐다"며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국회가 검찰개혁안 처리를 미적거릴 경우 다음 촛불은 여의도로 향할 수 있다"며 "정부는 수사·기소·영장청구권 독점을 개선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한시바삐 실행하라"고 밝혔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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