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판화, 평화

기사승인 2019.10.21  08:00:01

공유
default_news_ad2
   
▲ 정기훈 기자
저기 앉은 문정현 신부의 머리칼과 수염은 온통 희고, 피부는 검고 또 붉었다. 희고 검고 붉은 것이 품에 안은 판화의 빛깔을 닮았다. 깊은 주름과 바탕의 거친 선이 또한 그랬다. 판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적 필요에서 불경과 성서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삽화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 땅에선 1980년대, 판화가 노동자·시민의 이야기를 품었다. 민중미술이라고 불렸다. 노동하는 이의 고단한 삶이, 꿈꾸는 대동세상이 나무판을 매개 삼아 종이 위에 펼쳐졌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미군기지 싸움하던 평택 대추리에서, 제주 강정마을에서 또 어디 숱한 노동자 싸움터에서 판화는 사람들을 위로했고, 때로 선동했다. 판화가 이윤엽의 궤적이다. 문 신부의 순례길이기도 했다. 판화는 오늘 전투기 나는 배경에 주먹 쥔 제주 돌하르방을 새겨 평화의 섬 제주를 꿈꾼다. 제주 제2 공항 고시 강행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 자리에서 문 신부는 판화를 품고 앉았다. 평화를 기도했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