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산하 부산지하철노조가 27회 전태일노동상을 받는다.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는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추후 받게 될 임금증가분 300억원과 내년 추가 공휴일수당 70억원을 540개 신규일자리 창출 재원에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10일 전태일노동상 심사위는 "부산지하철노조는 자신의 몫을 나누는 방식으로 고용연대를 이뤘다"며 "전태일의 풀빵정신을 그대로 실천했다"고 밝혔다. 풀빵정신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료를 위하는 마음을 일컫는다.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차비를 아껴 어린 시다와 미싱사들이 먹을 풀빵을 산 일화에서 유래했다. 재단은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49주기 추도식에서 전태일노동상을 시상한다.

재단에 따르면 노조가 통상임금 증가분을 신규일자리 창출로 맞바꾸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산교통공사는 2017년 부산지하철 1호선 다대선 연장구간을 개통하는 등 인력증원 없이 시설물을 확대했다. 노조는 시민안전을 보장하고 노동시간단축·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사에 신규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 통상임금 인정범위 확대에 따른 임금증가분 300억원을 신규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내놓겠다고 제안했다. 내년부터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인정되면서 발생하는 수당 70억원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사합의는 쉽지 않았다. 노사는 7월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노조 파업을 겪은 끝에 540명 인력충원, 0.9%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미소송 기간에 대해서는 추가 소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심사위는 "신규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산지하철노조 3천900명이 내놓은 몫은 1인당 평균 1천만원"이라며 "부산지역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하철 현장의 부족한 인력을 확보해 시민안전과 공공서비스 질을 개선하려는 주체적 노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심사위는 "새롭게 노동세상으로 진입한 540명의 부산지하철노조 신입 조합원들에게 미리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전태일노동상은 한 해 동안 모범이 되는 활동을 한 단체나 개인에게 시상한다. 전태일재단과 <매일노동뉴스>가 공동주관한다. 지난해 전태일노동상은 이주노조가 받았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