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록밴드 U2의 보컬 겸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만나 “독일 통일 이후 한국 국민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U2는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로 전날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내한공연을 했다. 그래미상을 22회 수상한 U2는 평화와 인권, 기아와 질병 퇴치 같은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표명했다. 리더이자 보컬인 보노는 제3세계 부채탕감과 에이즈에 대한 인식제고 노력으로 2003년과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U2는 전날 공연에서 영국·아일랜드 무력분쟁과 관련해 비폭력 평화 메시지를 담은 <Sunday Bloody Sunday>를 오프닝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One>을 엔딩에서 불렀다. 김정숙 여사는 U2의 공연에 참석해 보노와 환담했다.

이날 접견은 보노가 U2의 최초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퇴치 기여에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대통령 예방을 요청함에 따라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프닝곡과 엔딩곡은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며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 상황을 노래한 것이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고, 독일 통일 이후 한국 국민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공연 도중에 (U2가) 남북 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메시지를 냈다”며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을 위해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공감하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보노는 “대통령께서 한국이 이루고 있는 번영이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리더십을 보여 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보노는 이어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아일랜드 출신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잘 알고 있고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개발원조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보노는 “음악은 강력하다”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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