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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서비스 노동자가 바란다 ①] 우리 모두는 미래의 장기요양 이용자

기사승인 2019.12.10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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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재가요양지부장

가정집을 찾아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방문서비스 노동자로 불리는 이들은 어떤 모습의 소비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낯선 집에 홀로 들어가 일을 한다. 소비자에게 감금·폭행을 당하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일도 있었다. 폭언·폭행·성희롱을 겪고도 업무를 끝내려 현장을 다시 방문해야 한다는 증언은 그 자체로 살 떨리는 공포영화다. 요양보호사와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정신건강복지센터 노동자, 설치·수리 노동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담은 글을 보내왔다.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이건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재가요양지부장

방문요양보호사는 최저임금을 받는 초단시간 비정규직이다.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은 요양등급을 받은 이용자 가정으로 방문해 평균 두세 시간 동안 일대일 대면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문요양은 일상생활지원·신체활동지원·정서지원·인지활동지원 등으로 다양한데 일상생활지원과 신체활동지원을 주로 하고 있다.

불안정한 노동

방문돌봄 노동자는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돌보는 과정에서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린다. 물리치료와 침을 맞으며 일을 하고, 못 견딜 만큼 아프면 다른 요양보호사로 대체되는 소모품 같은 노동으로 산업재해 적용이 어렵다. 요양보호사 호칭은 “우리 집에 일하러 오는 아줌마”가 대부분이다. ‘남의 집에 가서 밥해 주고 빨래하고 노인들 똥 기저귀 치우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존재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신체접촉이 필요한 근무형태는 성희롱·성추행·폭언·폭력이 일어날 때 대처하기 힘들다. 이맘때쯤이면 김장 도움을 거절하다가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다. 초단시간 근무특성상 월 60시간 근무를 못하면 사회보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용자의 병원입원·사망·이주·요양시설 입소 등으로 요양보호사 일자리가 당장 없어지기도 해 퇴직금도 받을 수 없다. 생계를 위해 여러 기관에 이중 삼중으로 등록해 일을 찾아다닌다.

장기요양서비스 관리 부재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장기요양기관은 지역총량제로 관리하지 못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영세한 시설이 난립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요양시설운영은 기상천외한 꼼수로 불법과 탈법을 저지른다.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11년이 됐다.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노인장기요양법을 개정해야 한다. 장기요양시설을 민간 중심에서 공공 중심으로 전환하고 장기요양서비스는 이용자 중심주의에서 ‘서로 돌봄’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장기요양요원을 보호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요양시설장(센터장)들을 교육하고 관리해야 한다. 상습적인 성희롱·성추행·폭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용자·중증이용자에게 요양보호사를 2인1조로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부 지침이 필요하다.

정부가 직접 나서야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26조의2에 따른 감정노동보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모든 장기요양시설에 의무 비치하길 바란다. 요양보호사 직무교육에서 근로기준법과 안전보건교육을 필수교육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용자와 보호자 대상 요양서비스 이용에 관한 교육은 권고가 아닌 필수다. 장기요양보험을 관리·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신규요양등급과 재등급을 받을 때 관련 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각 자치구는 성희롱 피해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신고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보호할 책임이 있다. 성희롱 당사자 교육을 의무화하고,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한 장기요양기관은 정부가 관리·감독해야 한다. 장기요양시설장은 이용자의 요양서비스 업무범위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35조의4에 따른 장기요양요원 보호를 명확히 하고 이를 요양보호사와 동시에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돌봄노동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는 누군가의 아내이며 또한 자식의 존경을 받는 어머니다. 지금의 보호자가 요양보호사가 될 수 있고, 요양보호사 또한 보호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미래의 장기요양 이용자가 될 수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돌봄노동을 바라보길, 그래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길 바란다.

이건복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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