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사측에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 위에 오른 지 10일로 184일이 지났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이날 오후 강남역 8번 출구 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반올림·꿀잠·민변 노동위원회 등 1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돼 있다.

김용희씨의 투쟁은 그가 1990년 삼성그룹 경남지역노조 설립 준비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시민·사회·노동단체에 따르면 김씨는 노조활동을 이유로 납치·폭행 등을 당했다. 김씨는 6월10일 사과와 명예복직을 요구하며 철탑 위로 올라갔다. 철탑 아래서 김씨를 지키는 또 다른 해고노동자 이재용씨도 1992년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으로 당선된 뒤부터 사측의 회유·협박·공갈에 시달리다 1997년 해고됐다. 2013년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는 이씨를 민주화운동자로 선정하고 삼성에 복직을 권고했다. 삼성은 복직을 거부했다.

전지윤 다른 세상을 향한 연대 실행위원은 "(김용희씨는) 철탑에서 온갖 매연과 미세먼지, 맹추위를 비닐 한 장과 핫팩에 의존해 견디고 있다"며 "고문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실행위원은 "10일은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이기도 한데 이런 현실에서 대한민국에 인권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며 "김용희 동지가 우리 곁으로 내려올 때까지 집중투쟁을 함께하겠다"고 외쳤다. 정병욱 민변 노동위원장은 "삼성이 진짜 세계 일류로 살아남으려면 삼성 해고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원직복직해야 한다"며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이재용 부회장 엄중처벌 촉구 탄원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서초구 삼성그룹 앞 점심·저녁 1인 시위 △강남역 8번 출구 앞 수요문화제 등을 담은 집중투쟁 계획을 내놓았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