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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300명 미만 주 52시간 보완대책] “어렵사리 준비했더니” 노동시간단축 힘 빼는 정부

기사승인 2019.12.12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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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반 이상 기업 준비 완료 '외면' … 계도기간 운영시 기업 의지 약해질 듯

   
▲ 노동부

전선에 쓰이는 구리선을 만드는 충북 음성의 K사는 전체 노동자가 86명이다. 올해 9월까지 3조3교대로 365일 공장을 돌렸다. 노동자들은 1주일에 평균 56시간을 일했다. 지난해 근로기준법이 개정됨에 따라 노사는 노동시간을 줄이기로 하고 1년 가까이 교대제 개편을 놓고 협상을 했다. 4조2교대로 개편하고 신규인력을 충원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10월부터 시행했다. 1주 평균 노동시간은 42시간으로 줄었고, 임금은 종전 90% 수준으로 감소했다. K사 노조위원장 A씨는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에 주 52시간 시행을 유예할 수 있다는 말이 떠돌아 서둘러 교대제 개편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협상을 조금만 지체했다면 (정부 계도기간 부여로) 노동시간단축이 물 건너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계도기간 부여했더니 정부지원금 집행률 절반 그쳐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보완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기업의 노동시간단축 의지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대책을 보면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은 1년 동안 장시간 노동 관련 근로감독을 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진정한 사건의 경우 위법사실을 확인하면 통상 14일인 시정기간을 6개월로 늘린다.

노동부는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 2천7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10월 실태조사에서 42.3%가 노동시간단축을 준비하지 못했고, 이 중 올해 말까지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이 39.6%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충북 음성 K사처럼 준비를 마친 기업이 적지 않다. 노동부 실태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57.7%의 기업이 “(노동시간단축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도 이를 인정한다. 이재갑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많은 기업에서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답을 하신다”며 “일부 사업장에서 당장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기 때문에 보완대책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보완대책이 노동시간단축을 착실히 준비한 노동현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 노동부 대책에는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사업 규모를 올해 347억원에서 내년 660억원으로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교대제 개편 등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대신 실업자를 신규고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말 현재 당초 책정된 예산보다 많은 365억원을 집행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예산집행률이 51.7%에 그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내년 노동부 소관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2018년 7월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후 6개월 계도기간 운영이 결정되면서 수요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계도기간을 두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인력을 충원하려는 기업들의 의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실은 보고서에서 “2020년 예산도 탄력근로제를 도입하거나 계도기간을 운영한다면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노선버스업체 10곳 중 7곳 사실상 유예
노동계 “국민·노동자 안전 위협”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책에 따르면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는 인가연장근로 사유가 대폭 늘어난다. 지금은 재해·재난이나 이에 준하는 사고수습을 위한 경우만 허용된다. 정부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인명의 보호 및 안전확보에 필요한 경우 △시설·설비의 갑작스런 장애·고장 등 돌발적인 상황 발생으로 긴급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의 대폭적 증가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소재부품기업법)에 따라 노동부 장관이 국가경쟁력 강화 및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를 추가할 계획이다.

인가연장근로 확대도 노동시간단축을 앞둔 사업장 노사를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버스운행 중 갑작스러운 교통정체에도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버스업계 사용자단체는 명절과 휴가기간 특별연장근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계도기간까지 1년을 부여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노선여객업체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해소할 기회는 멀어지고 있다. 버스통계 편람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마을버스를 제외하고 51명 이상 300명 이하 사업장이 전체 노선버스업체의 68.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버스운행 정상화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대다수 업체가 시행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인가연장근로 사유까지 확대한 것은 버스 운전기사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음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김학태·김미영 기자

김학태 ta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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