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와 조교사의 갑질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운명한 경마기수 고 문중원씨의 아내가 17일 오전 여영국 정의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마사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뒤 울고 있다. <정기훈 기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일했던 고 문중원 경마기수 유가족이 한국마사회에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교섭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의 경마를 멈추는 제도개선을 위해 마사회는 노조와 직접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고 문중원 기수는 부정경마와 조교사 채용비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겼다. 유족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마사회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장례절차를 위임받은 노조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측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고인이 고발한 사안들은 마사회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며 “죽음에 이르게 한 비리를 근절할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마사회와 교섭을 해야 하는데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경쟁성 상금 비율을 줄여 기수 간 경쟁을 완화하고, 조교사가 기수에게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 도입을 마사회에 요구했다. 조교사와 기수는 운동경기 감독·선수 신분과 유사하다. 노조는 “정식 교섭을 통해 제도개선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인의 부인 오은주씨도 마사회에 대화를 요구했다. 그는 “제대로 한도 풀지 못하고 모든 걸 떠안고 가 버린 남편을 위해 마사회는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제 외침이 마사회에 닿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