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이 업무위탁계약을 맺는 배민라이더와 배민커넥터의 주 최대 배달시간을 60시간과 20시간으로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달음식주문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로, 배달의민족을 통해 들어온 주문건 중 일부를 수행한다.

라이더유니온은 12일 “노동조건의 대폭 변화를 초래하는 정책을 배달의민족이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우아한청년들은 자사 배달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앱에 주 최대 배달시간을 제한하겠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지입계약 라이더’와 배민커넥터다. 배민라이더는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오토바이를 회사에서 대여해 배달하는 특수고용직이고, 배민커넥트는 배달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 원하는 날짜·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한 배달서비스다. 배민라이더는 자신 소유 오토바이로 영업하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지입과 다르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새 제도는 3월4일 이후 배송대행 계약을 체결하는 배민라이더와 배민커넥터에게 즉시 적용하고, 기존 라이더에게는 적용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회사는 도입 배경으로 “지입계약 라이더의 안전한 배달 수행”을 이유로 들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20시간 넘게 일하는 배민커넥터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라며 “일방적으로 20시간으로 줄이면 아무 제한 없이 이걸로 돈을 벌겠다고 한 사람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아한청년들은 지각·무단 결근·무단 조퇴·무단 업무불이행시 근무 건당 300원을 차감한 페널티 제도를 운용하다 라이더들에게 별도의 공지 없이 지난해 11월 제도를 없앤 바 있다.

불만 목소리는 높다. 배민커넥터로 구성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한 단체대화방에는 회사 공지 당일 “월급제도 아니고 건당 수당제인 직업에 시간제한(을) 걸어 버리네” “(제도를) 도입하면 배커(배민커넥터) 안 할 겁니다” “주 20시간은 돈이 안 돼서 접는 사람 많을 듯” 같은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라이더유니온은 “시간만 제한하면 콜 경쟁이 완화되는지, 배민커넥터의 반발은 상관없다는 것인지 여러 의문이 든다”며 “라이더 근무조건 문제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합원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라이더들과 소통과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업으로 일하는 배민라이더들은 “배민커넥터에 배달이 용이한 단거리 콜이 배정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서비스일반노조도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전업인 배민라이더 배달시간 제한은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배달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권 문제가 사회적 비판이 많아서라고 하지만 이는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배달노동자와 대표조직인 노조 의견을 반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과 서비스일반노조는 지난달 우아한청년들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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