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남경마공원)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한국마사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고발을 준비한다. 또 특수고용직 개인사업자인 기수의 노동조건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법 개정을 추진한다.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27일 “마사회 집중교섭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후속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고인의 유가족으로부터 장례와 교섭 권한을 위임받은 문중원시민대책위는 지난 13일부터 마사회와 집중교섭을 하고 있다. 유가족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마사회의 공식 사과·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설 당일을 제외한 연휴기간에도 교섭을 계속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설 전 장례를 위해 지난 24일 자정까지 교섭했지만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 문제에서 견해차가 커서 결렬됐다”며 “26일에 이어 오늘(27일)도 교섭을 이어 가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문중원시민대책위는 마사회와 교섭이 결렬되면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청와대를 상대로 대화를 요구한다. 김낙순 마사회장 징계를 요구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공정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한다. 고인이 유서에 채용비리 의혹 당사자로 지목한 마사회 관계자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

문중원시민대책위는 “정부와 마사회가 문중원 기수 죽음에 대해 책임지기를 끝까지 회피한다면 진상규명을 위한 강고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기수의 노동을 통제하지만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마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한국마사회법 개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마사회 부정경마와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1월2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고인 시신을 안치한 채 마사회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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