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과이익성과금(OPI) 0% 방침을 세운 삼성디스플레이가 직원 반발을 무마하려고 일부 사업부에 백화점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가 별다른 설명 없이 ‘OPI 0%’를 결정해 가뜩이나 불만이 쌓인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라고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에 기본급 100% 수준의 격려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담은 대표이사 명의 이메일을 전 사원에게 보냈다.

메일을 본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들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다니…. 우리가 거지냐” “해법은 노조설립뿐이다” “노조 만들라고 회사가 기름을 끼얹어 주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31조500억원, 영업이익 1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39.7% 줄었다. 사측은 당초 2조원을 예상했던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OPI 0%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OPI는 1년 실적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이익 20% 한도에서 개인 연봉의 최고 50%까지 지급하는 성과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2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뒤 매년 OPI를 지급했다. 지난해에는 2조6천200억원의 영억이익을 바탕으로 중소형과 대형 사업부에 각각 연봉의 27%, 5%를 OPI로 줬다. 5조4천억원 흑자를 기록한 2017년에는 두 사업부 모두 50%를 OPI로 받았다.

그런데 OPI 지급 비율은 회사가 정한다. 직원들은 언론에 회사가 결정한 OPI 지급비율이 보도되면 이익목표가 얼마인지, 이에 따른 성과금이 얼마인지 알게 되는 구조다.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자들이 반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OPI 지급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노조가 있는 SK하이닉스는 노사가 협상을 통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비율을 정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하락하자 올해 PS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술발전과 투자에서 구성원들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며 ‘미래성장특별기여금’으로 기본급 400%를 지난달 말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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