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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째 무임금에 쓰러질 위기”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생활고’

기사승인 2020.03.0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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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감염병 대책에서 차별받는 학교비정규직

   
▲ 학교비정규직노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학교 내 교육공무직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방학 중에 근무하지 않는 직종의 교육공무직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2일 “일부 교육공무직들에겐 코로나19보다 생계고가 더 큰 위협으로 덮쳐 오는 상황”이라며 “교육당국이 휴업을 명령하면서 직원들의 생계를 고려하지 않는, 재난 앞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일을 이달 2일에서 9일로 연기한 데 이어 이날 23일까지 추가로 2주일간 미뤘다.

“방학 연기 아닌 휴업, 휴업수당 지급해야”

교육공무직은 근무형태에 따라 방학 중 근무자와 방학 중 비근무자로 나뉜다. 방학 중 근무하지 않고 급여도 받지 않는 교육공무직은 급식실 조리사나 과학실무사가 있다. 이들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근무하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게 됐지만, 근로기준법 46조에 명시된 휴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처지다. 교육당국이 이들 노동자의 비근무 기간을 방학 연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원법 41조에 따라 개학이 연기된 기간 동안 근무장소 외의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교사와 비교된다. 근로기준법 46조(휴업수당)는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근로계약상 근무를 하는 기간”이라며 교육공무직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중등교육법 24조1항에 ‘학교의 학년도는 3월1일부터 시작해 다음해 2월 말까지로 한다’고 명시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이번 개학 연기는 방학의 연장이 아니라 개학과 동시에 휴업이 실시된 것”이라며 “법적으로 방학 중 비근무 학교비정규직도 출근 의무가 있고 사용자의 휴업 명령에 따라 출근하지 못하므로 당연히 휴업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신정미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남편의 일자리마저 위태롭고 저는 넉 달째 방학이라 월급 한 푼 제대로 받지 못해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코로나19로 쓰러지는 것이 배고파 쓰러지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현실”이라며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출근을 시켜라”고 촉구했다.

대구지부 “불가피한 상황 아닌데 재택근무 불허”

방학 중에도 근무하는 교육공무직들은 정규직과의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방학 중 근무 교육공무직 직종에는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돌봄전담사·영양사·전문상담사·교육복지사·행정실무원·운동부지도자·스포츠강사 등이 있다.

시·도 교육청은 학교장 재량에 판단을 맡긴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각 학교에 재택근무 명령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기도 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재택근무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교육공무직의 재택근무를 불허하는 상황에 발생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이날 오전 기준 확진자가 3천80여명으로 가장 많은 대구가 대표적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공무직 복무사항 안내’ 공문을 통해 상시근로자는 출근을 원칙으로 하되 휴업을 명령하거나 재택근무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대구지부(지부장 김귀예)는 대구지역 일부 유치원 또는 학교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데도 교육공무직의 재택근무를 불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귀예 지부장은 “일부 병설유치원의 경우 휴원기간 동안 원아가 없음에도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의 재택근무를 불허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매일 과제물을 제출하고 재택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라는 등 교사·공무원에게는 하지 않는 요구를 교육공무직에게만 하는 학교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전례 없는 재난 앞에서도 정규직·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런 행태를 보이는 학교장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대구시교육청은 손을 놓은 채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교육청·울산시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시·도 교육청은 이날에서야 교육공무직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방학 중 근무 교육공무직들에게 정규직과 동일하게 재택근무를 보장하라”며 “긴급 돌봄 등 수요가 있어 불가피하게 출근해야 할 경우, 교육공무직에게만 업무를 맡기지 말고 행정공무원·교사도 함께 필수인원으로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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